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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한 사발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0. 4. 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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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계절이 주는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는다.

지난 토요일 초저녁 무렵 산책을 나갔다가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벚꽃비가 내리다 못해 꽃이 송이송이 떨어졌다.

비가 함박눈으로 바뀌는 광경이라고 해야 하나.

돌아오는 길에 떨어진 벚꽃송이를 손수건에 주웠다. 

줍다보니 욕심을 낸 건지 집에 돌아와서 사발에 담아보니 한가득이다. 

베란다에 돌을 담아두던 사발인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쓰시던 것이었다. 

흙이 묻은 채로 물을 붓고 벚꽃을 쏟았다. 

꽃을 살펴보니 두 종류의 벚꽃이 있었다. 

중간이 붉은 빛을 띠는 것과 중간이 흰빛을 띠는 것. 

분홍빛 벚꽃과 흰빛 벚꽃이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꽃이 너무 화려해서 쓸쓸하다. 

식탁 위에 벚꽃사발을 둔지 벌써 4일째. 아직도 벚꽃이 그 형태를 완전히 잃지 않았다. 

꽃잎이 말라가고 있긴 하지만...

당분간 이대로 둘 생각이다. 

 

오늘 우리 동네 벚꽃길을 걸어보니 벚꽃잎은 나무 위보다 길바닥에 더 많다. 

길 위, 길가가 분홍빛이다. 

이제 벚꽃의 계절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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