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가 내리던 오전, 상원사 뜰에서
진눈깨비가 내리던 오전, 오대산 상원사를 다시 찾았다. 날씨가 다르면 공간의 느낌이 확 달라진다. 그래서 셔터를 누르는 풍경도 달라진다. 떨어지는 눈이 잡혔다. 순간 속에 고정되어 내내 녹지 않을 눈. 키치로 여기며 무시했던 봉황조차 신비롭다. 안개 저 멀리 신비로운 세상을 향해 봉황이 막 날개짓을 하려는 듯하다. 사진 속에서 봉황이 사라지니 탑이 두드러져 보인다. 봉황이 없는 이 풍경이 더 마음에 드네. 멀리 산을 가린 안개가 상상의 공간을 더 멀리 넓혀준다.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운 상원사의 뜰이다.
나들이예찬/나라안나들이
2015. 1. 28.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