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사람 사는 일이 코미디 같을 때가 있다.
오대산 월정사 8각구층석탑 주변을 돌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탑돌이를 하는 사람들 모습이 순간 코미디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대체 무얼 빌면서 이렇게 탑 주위를 뱅글뱅글 돌고 있는 걸까?
무병장수? 학업성취?
신앙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다들 비는 수준이 도토리 키재기다.
고려초에 만들어졌다는 이 탑은 천 년의 세월동안
사람들이 자기 주변을 도는 것을 지켜보며 얼마나 현기증을 느꼈을까?
어쩌면 사람들은 탑이 너무 아름다워 이 주변을 돌면 효험이 있으리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옛날 그리스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 '신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지 않았나.
참으로 아름다운 탑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난 오히려 아무런 소망도 내뱉지 못하고 말문이 막힌다.
위대한 것 앞에서 내 소망이 너무 보잘것없어서일까?
나는 그냥 돌고 돌고 또 도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냥 웃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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