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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볼영화는많다/감독

by 산삐아노 2016. 10. 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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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프랑스 영화 [l'avenir(미래)]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Le passe(과거)]를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식의 제목이 어색하다고 생각했는데, 

전자는 [다가오는 것들]로, 후자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로 우리말 제목을 달았다.

그런데 나는 원래 제목들이 좋다. 


이번에 본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2013)]은 참으로 잘 만든 영화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영화를 나를 몰입시켰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 왜 벌어지게 되었는지 점차 밝혀진다. 

영화는 마치 탐정 소설을 읽어내려가듯 진실을 캐고들어간다.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이란 남자 아마드가 4년째 별거중인 아내 마리와 이혼하기 위해 등장하는데, 

마리는 이미 사미르와 동거중이다. 

아마드는 마리의 큰 딸 루시와 대화하는 중에 루시가 매일 밤 늦게 집에 들어오는 이유가 알고 보니, 마리와 사미르의 결혼을 원하지 않기 때문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마리와 사마르의 결혼을 루시가 원하지 않는 까닭이 

처음에는 마리가 별거중 이미 세 명의 남자와 함께 살았고 그 남자들이 모두 떠나갔다는 것 때문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루시 자신이 벌인 일 때문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실이 그리 간단치 않다.

루시가 벌인 일 때문이 아니라 사미르가 고용한 불법체류자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불법체류여성 나이마 때문만도 아닌 것이 그녀의 행동이 사미르의 연애행각과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미르와 마리의 연애는 결국 마리의 아마드에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미르의 아내가 자살기도를 하고 식물인간이 된 것이 마리 때문인가?

루시 때문인가? 나이마 때문인가? 사미르 때문인가?

결국 아마드 때문인가?

아니면 사미르의 아내 자신의 문제인 우울증 때문인가?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다는 성서의 말씀이 와 닿았다. 

한 사람의 행동은 바로 누구 때문이라고 지목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원인들이 서로 뒤엉켜 있고 

개개인은 너무나 나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의 고통의 원인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 때문이다'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진지하고도 설득력 있게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보기 드물게 훌륭한 시나리오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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