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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폭풍우가 휘몰아친 순간의 황홀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2. 4.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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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유난히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산책을 하는 동안 바람에 날리는 벚꽃비를 맞으며 다녀야했다. 

바닥은 떨어진 벚꽃잎으로 점점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전날까지도 풍성했던 벚꽃이 모두 떨어져 버리는 건 아닐까?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 몰아쳐왔다. 

벚꽃잎이 폭풍우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꽃잎이 내 머리 위로 얼굴로 떨어졌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벚꽃 폭풍우 속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라서 그런지 짜릿하면서도 황홀했다. 

벚꽃 폭풍우는 잠깐씩 멈추다가 다시 휘몰아치기를 반복했다. 

벚꽃비를 맞은 적은 많지만 벚꽃 폭풍우는 처음이었다. 

어제야 벚꽃들이 풍성하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었건만 오늘 이렇게 세찬 바람을 맞으며 지다니! 

올봄의 벚꽃은 너무 짧은 생을 살다간다 싶었다. 

그럼에도 난 벚꽃 폭풍우를 좀더 만끽하기 위해 쉬이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다들 내 마음과 같았던 것인지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이 놀라운 광경을 포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굳은 듯 서 있었다. 

한 번만 더 휘몰아치길 간절히 바라면서 초조하게 기다리며 서 있는데, 마치 소원을 들어주던 바람은 또 한차례 벚꽃 폭풍우를 안겨준 뒤 언제 그랬느냐듯 잠잠해졌고 다들 그 자리를 하나 둘 떠나갔다. 

몇 차례 휘몰아치던 벚꽃 폭풍우가 불과 1,2분에 불과했구나, 하는 것도 돌아와서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짧은 순간을 올봄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하며 내내 잊지 못할 것 같다. 

황홀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참으로 짧지만 그나마 기억 덕분에 긴 시간 간직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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