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서면서 난 재활용에 큰 관심을 가졌었다.
그 관심은 재활용 물품 만들기 공모전에 응시하게 할 정도 였으니...
한 번은 상을 받기도 했었다.
아무튼 그 공모전이 없어질 때까지 응모했으니 당시의 내 의욕도 대단했던 것 같다.
그 시기였었다.
2005년 가을이었으니까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낡고 유행이 지난 청바지들을 한 번 재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가득차 있을 때였다.
마침 동대문 시장에 갔다가 팔각골덴 모자를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당시 내가 구입한 팔각 골덴 모자>
모자를 유심히 살펴 보면서 팔각모자 도안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낡은 청바지, 면바지, 면 자켓을 잘라서 팔각 모자 둘을 만들었다.
<모자 1호>
<모자 2호>
처음 만들어 본 것이라서 바느질이 서투르긴 했지만
재봉틀을 사용해서 만들어 만들기가 아주 힘들진 않았다.
모자 1호는 내가 쓰기로 하고, 또 모자 2호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다.
오래돍 입은 꽃무늬 면자켓을 버리지 못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를 보면서
그 옷의 일부를 잘라 모자를 만들어 준 것이다.
친구는 즐거워하면서 모자를 열심히 쓰고 다녔는데,
어느날 어떤 사람이 친구에게 모자의 사연을 묻더란다.
친구가 만들어줬다고 하니까,
그 분 말씀이 "참 성격 좋으신가봐요."하더란다.
후진 모자를 친구가 만들어줬다고 쓰고 다니는 사람이니 참 속도 좋구나,하는 의미였다. -_-;;
사실 이 모자들은 정말 빈티지풍이 역력하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만 해도 '만든다'는 것에만 골몰했지 '예쁘게 만드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
재활용품을 잘 만들려면 원래 물건 이상으로 멋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교훈.
물론 내가 사용한다면 그다지 멋지지 않아도 관계없지만...
선물 할 때는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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