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레 도의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 작품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물줄기다.
물고기의 눈물이 흐르듯 뿜어져 나오는 분수 물줄기.
1977년 안양 대홍수때 죽어간 수 백명의 사람들을 비롯한 이름 없는 생명체들.
그때 죽은 물고기처럼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생명체를 위한 추모의 작품이라고나 할까.
하천으로 내려가서 돌다리 위에서 작품을 감상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것은 처음이다.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내린다. 잠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카메라가 죽었다.
내 캐논 카메라(canon ixus 160)가 남긴 마직막 사진. 맨붕.
처음에는 원거리 동영상 촬영이 되지 않더니, 근접 촬영이 문제가 생겼고, 급기야 원거리 사진 촬영이 되질 않다가 어제는 조금 먼 거리의 촬영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싶더니 이렇게 갑자기 죽어버렸다.
아니 갑자기는 아니다. 계속해서 '나 죽네'하며 죽음을 알려왔다.
죽을 수도 있다 생각했었어야 했는데, 마음의 준비가 좀 부족했나 보다. 좀 놀랐다.
카메라도 영혼이 있다면 삼성천 수많은 귀신들과 함께 하길...
카메라는 죽고 아이폰으로 촬영을 이어갔다.
신기루를 찾아 삼성천을 거슬러오르다가 우연히 발견한 APAP 작품, 박소영의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세요!](APAP 2).
쉬고 가라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벤치.
꿈틀거리는 느낌이다.
이 작품도 평촌에서 안양예술공원으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벤치 가까이 신기하게 생긴 작품이 있다.
주재환과 이필렬이 만든 [태양에너지타워]. APAP 1회 작품이다.
태양에너지의 힘을 알려주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바퀴가 돌아가고 전등을 밝힌다고 하는데...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신한 대체 에너지로서 태양 에너지의 가치를 알려주는 안내판.
모습은 생뚱 맞지만 의미 있는 작품이다 싶다.
다리를 지나 돌아나가려고 하는데, 친구가 다리 아래 개미가 있다고 알려준다.
정말 개미가 있다.
근처에 또 다른 개미들이 보인다.
주변의 널린 쓰레기도 함께 보인다.
이것도 APAP 작품일까?
제1회 APAP 작품이 맞다.
이상수의 작품 '휴식'이었다.
날개 달린 개미도 있고...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APAP 작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 있다.
모두 62 작품이 표시되어 있다.
작품들 가운데서 안양파빌리온, 전망대, 안양 2019, 너의 거실,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중간자는 사진까지 담아두었다.
이 중 중간자만 제외하고 모든 구경한 것 같다.
다음에는 [중간자]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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