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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된 등산 스틱을 잃어버리다!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4. 9. 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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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물건 잃어버리는 일도 담담해질 수 있다.

 

마침내 등산스틱을 잃어버렸다.

거의 10년 된 스틱인데,

산에 갈 때마다 여기저기 던져두었다가 다시 되찾은 것이 몇 차례였던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때마다 용케 잃어버리지 않아서 난 스틱과 내가 모종의 연결끈이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 결국 스틱을 잃어버린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버스정류장이나 버스 안에 놓고 온 것이 분명한데...

되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니, 되찾고 싶지도 않다.

그 물건과의 인연은 이 정도에서 끝을 맺기로 하자 싶다.

 

어차피 그동안 잃어버리지 않고 잘 사용한 것만해도 감사할 일이니...

 

스틱 두 개 중 하나를 잃어버렸으니, 아직 하나는 남아 있으니 큰 문제는없다.

어느날 그 스틱마저 잃어버린다면 그때 새 스틱을 사기로 하고...

 

워낙 물건을 잘 잃어버리니까 물건 잃어버릴 때 점점 더 담담해지는 것 같다.

잃어버린 물건과의 인연이 끝이 나서 그렇다고 스스로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른 물건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

영국 스코틀랜드 홀리우드 공원에서 모자와 장갑을 잃어버리고 난 그 해 겨울,

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장갑을 주웠었다.

물론 오른손, 왼쪽 각각 한 짝씩 주워 한 손에는 벙어리장갑, 다른 손에는 손가락장갑을 끼고 다니기도 했지만... 

 

 

(당시에 주운 장갑. 사실 알고 보면 두 짝 모두 왼손 장갑이었다. 하지만 난 무시하고 벙어리 장갑은 왼손, 손가락 장갑은 오른손에 끼고 다녔다.) 

 

또 모르지, 등산 스틱도 산에서 줍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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