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가면을 쓴 여인의 얼굴을 표지로 하고 붉은 글씨로 <화형>이라는 제목이 달린 이 책은
그 내용도 충격적이다.
팔레스타인 지구에 자리잡은 한 마을에서 벌어진 명예살인의 희생양이 된 수아드란 여성의 이야기,
그 여성을 구출한 인권운동가의 이야기,
다행히도 목숨을 구한 수아드가 유럽에서 정착해서 삶을 풀어가는 이야기,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양, 소와 같은 가축보다 더 낮은 지위를 가진 여성들,
어릴 때부터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아버지에게서 학대당하고
결혼해서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인생을 살는 여성들,
다른 남자와 눈만 맞아도 집안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명예살인당하는 여성들...
20세기 지구 한 켠에서는 이런 이들이 벌어진다는 것이 믿기 어려운 끔찍한 현실.
수아드는 태어나서부터 17세가 될 때까지 쉴새없이 노동에 시달리며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는 날에는 아버지에게 채찍질 당하는 삶을 살아가다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남자의 거짓된 결혼약속에 속아 혼전 성관계를 하고
그 관계를 통해 임신을 한 것이 알려져
가족회의에서 명예살인 대상이 된다.
외삼촌인 명예살인자가 되어 수아드에게 석유를 붓고 불을 붙인다.
수아드는 산 채로 태워지게 되는 형벌을 받는다.
다행히도 유럽 인권운동가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다.
책는 내내 소름이 끼치고 화가 났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의해 고통받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팔레스타인 내의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로부터 해방되더라도
그곳 여성의 해방은 요원할 것만 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