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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에뜨랑제] 순수한 로맨스를 그린 BL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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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22. 8. 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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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에트랑제] 포스터(네이버에서 다운로드)

오오하시 아키오 감독의 [해변의 에트랑제(2020)]는 섬마을이 배경인 게이 로맨스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오오하시 아키오 감독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것이 신기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에 2월, 9월 두 차례 개봉되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이다. 오키나와의 섬마을이란 공간 자체도 그 느낌에 어울리는 배경이다 싶다. 

주인공 슌은 뭍에서 온 이방인으로 섬마을에 머물며 소설을 쓴다. 슌은 청소년 시절 친구를 짝사랑하다 동성애 혐오에 노출되어 위축되어 있는 게이. 그래서 그때 이후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다. 그는 외로워 보이는 섬마을의 청소년 미오에게 끌린다. 하지만 엄마와 단둘이 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미성년자인 미오는 뭍에 있는 보육원에 보내진다. 성년이 된 미오는 다시 슌을 만나기 위해 섬으로 되돌아온다.

자신을 동성애자로 정체화했지만 동성애 혐오 앞에서 미오와의 관계에 주저하는 슌과 스스로 이성애자라고 생각했지만 슌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한 미오, 둘의 로맨스를 잔잔하게 풀어나간다.

세상에는 다수의 굳건한 이성애자와 소수의 동성애자가 존재하겠지만, 편견 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양성애자로서의 삶에 거부감이 없을 수 있다.  미오는 대부분이 그렇듯 여성에게 끌리는 이성애자이지만 슌을 만나면서 동성을 사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쩌면 미오가 사랑하던 어머니에 대한 상실감에 빠져 있을 때 슌을 만난 것이 좀더 동성애에 열린 마음을 갖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슌처럼 청소년기를 갓 벗어난 이성애자인 상대가 과연 동성애 혐오의 세상에서 자신과 함께 굳건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물론 미오가 여성이라면 주변에서 보기 어렵지 않은 로맨스일테고, 이들은 큰 고민 없이 결혼할 것 같다. 아주 가까이서 이런 경우-십대인 여성이 20대인 남성을 사랑하게 되어 성년이 되어 결혼하는 경우-를 보았다.  영화 속에서 슌과 미오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긴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들 앞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슌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거나 미오가 다른 여성과 사랑에 빠져서 이들의 관계가 끝이 날 가능성이 계속해서 지속될 가능성보다 훨씬 더 높아보인다. 

이 같은 순수 로맨스 BL물은 사실 이성애자인 여성을 겨냥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니까,  미오를 오히려 여성인 관객 자신을 투영해서  감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이라면 순수 로맨스 판타지로 감상할 수도 있겠고. 물론 현실에서 이런 사랑이 가능할 수도 있을테니까 LGBT물로 볼 수도...

어쨌거나 일단 영화는 동화의 결말처럼 끝을 맺었다. 현실이 어떻건, 만화의 해피엔딩 결말은 만족스럽다. 현실이 잔혹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만화나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을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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