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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에 갑자기 유언장,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5. 2. 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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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죽는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 

 

지난 밤에는 연말에 쓰려고 했던 유언장을 작성했다.

 

대단한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소소한 재산이라도 법정 상속인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고

일부는 사회환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도

생전 유언을 써 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늘날 같은 시대에는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는데

연명의료가 쓸데없이 발달해 있으니,

식물인간 되기 딱 좋은 처지이니 만큼

그런 비참한 꼴로 목숨을 연명하고 싶지 않으니까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의사들이 돈벌려는 욕심에서

무조건 생명을 늘리려는 집착에서

혹시라도 의료소송 당할까봐

값비싼 최신 의료기술과 기기를 총동원해서

죽어가는 사람 처지나

돌보는 사람의 처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소위 '연명의료'를 하겠다고 나서면

생전 유언(사전의료의향서) 없이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정신 멀쩡할 때

사전 의료 의향서 한 통 정도는 써두어야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래는 내가 작성한 간단한 사전의료의향서다.

 

나 산삐아노는 병에 걸려 치료가 불가능하고 죽음이 임박할 경우를 대비하여

나의 가족, 친척, 그리고 치료를 맡고 있는 분들께 다음 같은 희망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이 선언서는 내가 정신이 아직 온전한 상태에 있을 때 적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 선언서는 내가 스스로 파기하거나 변경하지 않는 한 유효합니다.

만일 내가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고 곧 죽음이 임박하리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는 일체 거부합니다.

다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죽음을 일찍 맞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현대의학이 회복시킬 수 없는 의식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연명조치를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와 같은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 행위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작성자 산삐아노 (주민등록번호, 주소, 서명)

증인 ***(주민등록번호, 주소, 서명)

대리인 ***(주민등록번호, 주소, 서명)

 

작성일 2015년 2월 21일

 

 

일단 한 밤중에 갑자기 두 장의 유언장(사후에 대한 유언, 죽어가는 과정 관련 유언)을 쓰려니

시간도 걸리고 해서 일단 간단하게 써 보았다.

 

다음에 짬을 내서 좀더 상세하고 치밀하게 써 볼 계획이다.

 

법적 유언장과 사전의료의향서를 써놓고 나니 잠자리가 편안하게 느껴졌다.

 

죽는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은 확실히 행복하게 살다 죽는 출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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