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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카드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2. 10. 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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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도시의 약자들이 눈에 밟힌다. 

벚나무 산책길에 붙은 플랜카드. 

도토리를 가져가지 말라는 호소문. 

이 길에서 청설모를 만나곤 한다. 

그런데 최근 할머니들이 참나무 아래서 도토리를 줍느라 분주했던 기억이 난다. 

그 도토리를 주어서 다들 무얼 하시나? 궁금했다. 

플랜카드가 붙은 것이 좀 늦었다 싶다. 

 

어느덧 도시의 할머니(때로는 할아버지와 아주머니)와 도시의 야생동물은 서로 경쟁관계가 되었나 보다.

도시의 채집가들은 도토리만 아니라 오디, 뽕잎, 쑥 등 온갖 것을 사계절 내내 채집하곤 한다. 

도시의 야생동물이 먹이가 부족할 정도로 채집가들이 싹쓸이를 하는 정도인지를 잘 모르겠다. 

아무튼 도시의 채집가도 도시의 야생동물도 나름의 공존방법을 찾긴 해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난 도시의 채집가도 도시의 야생동물도 모두 도시의 약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도시에서 무언가를 채집하겠다는 사람들의 노력도 눈물겹고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야생동물들도 안타깝다. 

갑자기 폭우 이후에 더는 보이질 않는 너구리의 근황이 궁금하다.

 

플랜카드를 보는 데 이런 저런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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