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풀은 다시 녹색으로 일어나고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6. 5. 18:05

본문

봄에 하천가를 정비한다면서 풀과 흙을 통째로 걷어버려 황량했던 곳이 다시 풀로 덮히고 있다. 

풀, 나무, 흙까지 모두 걷어냈다. 

거의 50일만에 풀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뭐가 자라나 보니 명아주...

비름나물도 보인다.

집오리 동번과 서번이 살던 하천가. 족제비싸리가 잘 자라고 있던 곳이었는데...

조금씩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 

풀 사이에서 개양귀 붉은 꽃 한 송이가 눈에 띤다. 

유해식물을 없앤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시 풀들이 자라올라왔다. 

그나마 풀들이 자라나 흙이 덮히니 초록의 생명기운이 되돌아왔다. 

하지만 아직도 풀들이 충분히 자라지 못한 곳도 있다. 

까치들의 터전인 이곳이 이렇게 바뀌어버리니 까치둥절 아닐까?

그래도 풀들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주로 명아주가 많이 눈에 띤다. 

원래도 이곳에는 명아주가 많이 자라는 곳이었다. 

수레국화와 애기메꽃도 보인다. 

큰금계국도 슬쩍 자리잡았다. 

평소보던 큰고랭이밭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곳에 한삼덩굴이 많긴 했지만...

우리 시는 한삼덩굴을 무척 싫어한다. 오늘도 하천근로자분이 한삼덩굴을 뽑고 있었다. 

지금은 키큰 풀들도 자리를 잡았다. 

다양한 벼과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돌다리를 건너기 직전인 이곳에는 붓꽃을 심어서 정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풀들은 경계를 알지 못한다. 마구 침범중.

그런데 이 식물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얼 다 심고, 어떤 씨를 뿌린 걸까?

달뿌리풀이 자라던 곳이라는 표지판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래서 이곳에서 자라는 풀이 달뿌리풀인가?

지켜봐야겠다. 

달뿌리풀을 안내하는 표지판 주위에 자라는 풀은 무엇일까?

예전에 집오리들이 살던 곳이다.  

지금도 집오리들이 살고 있었다면 아마 오리들은 그 만큼 친숙한 풀들이 모두 사라져서 무척 놀랐을 것이다. 

오리들이 없어 다행이라 할 판이다. 

황량한 곳이 이제는 이렇게 녹색풀로 가득찼다. 

물론 군데군데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곳도 아직 있다. 

몇 그루 안 되는 나무들만 남겨놓고 풀과 함께 완전히 흙을 깎아버렸다. 

나무 주위에 흙무덤을 만들었다. 

풀이 무성해지고 키가 자라는 만큼 근처에 짓고 있던 아파트의 높이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은 상처입어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쉬지 않고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사람의 손길이 조금만 뜸해도 풀들은 알아서 자유로이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해간다. 

풀은 참으로 강인하다. 그래서 고맙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