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질 때가 있다.
벚나무길을 산책하다가 보니까 버찌가 익어가던 중에 가지가 잘린 채로 던져져 있었다.
스트로브잣나무의 가지들도 잘린 채 같이 있었다.
스트로브잣나무는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잘리지만 않았다면 벚나무의 버찌는 잘 익어 씨앗을 퍼뜨렸을 수도 있고, 스트로브잣나무의 꽃은 열매로 성숙해 씨앗을 맺고 번식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지들의 꽃과 열매는 모두 자손을 얻을 기회를 잃었다.
이 가지들은 사람의 손에 잘려졌지만 사람들의 운명 역시 다르지 않다.
각기 자손을 얻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이런 저런 이유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다.
인간이 저런 식물이나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스스로 번식의 기회를 포기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 포기가 때로는 신념에 따른 것일 때도 있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번식하지 않는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할 것이다.
그것이 다른 생명체보다 인간이 나은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이기는 할 것 같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