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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축제가 있던 날 밤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15. 10. 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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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산책은 해도 다른 이유로 길을 잘 나서지는 않지만

시민축제의 불꽃놀이를 볼까해서 발걸음을 중앙공원으로 돌렸다.

 

 중앙공원 가는 길에 이 높은 쌍둥이 건물들 곁을 스쳐 지나가야 한다.

 

우리 시에서는 이 건물을 우리 시의 랜드마크로 만들려고 했다지만,

나는 이 건물들이 싫다.

 

 

나는 이 건물들로 인해 도시 미관이 나빠졌다고 생각한다.

아름답지도 않는 생뚱맞은 건물이 둘씩이나! 쌍둥이 건물!!

 

예술품처럼 멋진 건물이 들어섰다면 모르겠지만...

시선의 공해다.

 

가끔 이 건물에 화재가 일어나서 건물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광경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아마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화재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

물론 건물주 입장이라면 화재는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나도 사실 화재가 일어나서 인명, 재산 피해가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이 건물이 그 만큼 싫기 때문에 혼자서 해보는 고약한 상상이다.

 

그리고 또다른 상상은 이 건물이 성큼성큼 움직이고

건물 주변 사람들과 건물 속의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는 광경이다.

때로는 내 눈에 이 건물들이 꼭 인조공룡들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축제가 있던 날 밤, 이 마음에 들지 않는 고층 빌딩들은 평소대로 평안한 모습이었다.

온통 불을 밝힌 채.

 

 

공원에 도착하니 어둠 속에 밀집한 사람들이 보인다.

무대는 너무나 현란한 불빛을 쏘아대서 도대체 눈을 뜨고 바라볼 수도 없었다.

빛의 과잉.

 

 

무대 반대편에는 우뚝 솟은 쌍둥이 건물이 번쩍번쩍 존재감을 드러내고

오늘도 무사함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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