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로 만났었다.
얼마나 흥미로운 소설이었는지...
지금은 세세한 내용들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읽는 당시에는 나를 흥분시키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푸코의 추>를 읽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장미의 이름>이란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을 때
나는 주저 없이 그 영화를 보았다.
재미있긴 했지만 소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투덜댔다.
그리고 긴 세월이 흘렀다.
이번에 <장미의 이름>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영화가 감동을 주지 못해서였는지 나는 그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영화를 처음 보는 것처럼 볼 수 있었다.
그 나름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였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영화화 되어
<프라하의 봄>이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을 때였다.
밀란 쿤데라의 그 소설은 정말로 강렬하고 흥미로왔다.
같은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만은
한글 번역서로 2번, 프랑스 번역서로 1번을 읽었던 것이 난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내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소설에 비하면 너무 형편없는 작품이라는 생각만 남겼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나는 그 영화만의 묘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소설과 관련시키지 않고 그냥 영화로서 바라볼 때, 그 작품을 보다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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