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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잠긴 하천가를 걷는 남자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0. 8.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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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하지 말라는 일을 굳이 하는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다.

지금은 창밖으로 부지런히 울어대는 말매미의 폭포수같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비가 그쳤다.

어제는 정말 비가 무지하게 쏟아졌다. 

늦은 오후, 비가 조금 약해졌을 때 잠시 밖으로 나가보았다. 

하천가는 다니지 말라는 알림을 받은 터라 다리 위에서 하천은 어떤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한 남자가 분홍색 우산을 쓰고 하천가 산책길을 걷고 있다.

물이 차오른 길을 그냥 걷는 그 남자를 보고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그 남자에게도 들렸을까? 남자는 물 속으로 몇 걸음 걸어보더니 되돌아간다. 

그리고 한참을 하천가로 걷고 있었다.

도대체 왜 그 남자는 위험하다는 행동을 하고 있었을까?

본인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해서겠지.

설마 위험하지만 내 목숨이 위태롭더라도 할테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날 이 남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뉴스에 사망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그리고 남자는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고 하천가를 걸어보았던 일이 재밌었다고. 

겁을 내며 하천가로 내려가지 않은 사람들을 비웃었는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하천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80대 할머니도 위험하지 않다 생각하며 하천가를 걸었을까?

아니면 아무런 생각없이 평소대로 걷다가 하천물에 휩쓸려간 것일까?

오늘은 하천가산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매미가 쉴새없이 울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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