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즉흥적인 선택을 할 때가 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은 비바람이 세차서 밖을 나서기가 싫었던 날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한 부모가 있었다면 아마도 실내 놀이공원을 찾지 않았을까?
아무튼 하필 그날 친구는 내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외출을 종용했다.
비바람이 보는 날 밖을 나가기도 싫었지만 비바람이 부는 날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싫었다.
그래도 친구의 의지에 따라 함께 외출을 했다.
조금 걷다 보니 우산이 강한 바람 때문에 비를 잘 가리지도 못했고 생각보다 쌀쌀하기도 해서 때마침 보이던 카페에 들어가자고 친구를 꼬셨다.
동네에 있는 카페지만 한 번도 들른 적이 없었던 카페.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는데...
그래서인지 들어서 보니 온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 썰렁한 카페였다.
그 썰렁함에 놀랐다.
하지만 카페 안에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우리는 구석진 곳을 택해서 웅크리고 앉았다.
소위 유명하다는 카페의 커피 맛이 너무 평범해서 또 놀랐다.
게다가 카페 곳곳에 놓여 있는 화분의 화초들이 거의 다 말라서 죽어가고 있는 것에 한 번 더 놀랐다.
도대체 카페에 화분은 왜 가져다 둔 걸까?
폐공장 컨셉에 화분이 어울리지도 않은 것 같은데...
폐공장에 어울리도록 화초를 말려서 죽어가도록 방치한 것일까?
커피를 마시자마자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밖으로 나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딸기맛 아이스크림조차 맛이 없었다.
아무래도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라서 어린이날과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