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랑스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 가운데 가장 인기 있었다는 '신들'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신> 1권을 구하지 못해서 2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신들> 시리즈(여기서 유일신이 아니라 다수의 신인 '신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모두 3부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부 [우리는 신, Nous les dieux,
2부 [신들의 숨결,Le Souffle des dieux,
3부 [신들의 신비, Le Mystère des dieux,
그래서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신들> 3부작을 총 6권으로 출판했다.
이 <신들> 3부작은 <천사들> 시리즈에 이어지는 것이다.
<천사들> 시리즈는 2부작인데,
1부 <타나토노트, Les Thanatonautes, 1994>와 2부 <천사들의 제국, L'Empire des anges, 2000>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시나 각 부당 2권씩 책을 만들었다.
<타나토노트>를 읽고 난 후, 이 작가가 더욱더 마음에 들었었는데,
벌써 20년 전의 책이다.
이후 <천사들의 제국>과 <신>을 읽지 못하고 세월을 보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다 보면 흔히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기다리다 다른 재미난 책들을 보다 보면 잊어 버리는 것이다.
드디어 이번 휴가에 난 <천사들의 제국>과 <신>을 읽기로 마음 먹었는데,
역시 쉽지 않다.
할 수 없이 <천사들의 제국>은 예약해둔 상태다.
<신>1권도 예약해야겠지만 <천사들의 제국> 2권을 예약한 상태라서 더는 예약할 수 없다.
그냥 기다릴 수밖에.
아무튼 <신>2권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1. 마치 게임을 지켜보는 관찰자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 후보생들이 지구 행성의 씨족들을 관리하고 도우면서 발전시켜 하는데,
실패하면 탈락하고 이들은 불사의 괴물(인어, 레이아탄, 켄타우로스, 키마이라 등)이 된다.
2. 한국 번역서의 제목이 <신>이 되어 마치 유일신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에서의 신은 유일신이 아니라 다수의 신으로, 이 책에서는 올림푸스의 신들이다.
이들은 신 후보생들의 선생들이다.
신 후보생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조언하고 탈락시킨다.
3.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동시적이건, 시간의 흐름에 따르건
지구가 여럿이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 듯.
이 책에서는 동시적으로 지구의 행성이 여럿이라는 상상을 하고 있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집에서 관리하는 지구행성들은 여럿이다. 많다.
마치 우리가 상상하는 가능한 지구가 다수이듯.
4. 신 후보생들으로
푸루동, 마리 퀴리, 마릴린 먼로등 역사속 실제 인물 뿐만 아니라
라울, 팽송, 에드몽 웰즈와 같은 자기 소설 속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재미나다.
5. 협력, 지배, 중립의 모델들을 모두 인정하는 신들의 태도를 그려나가는 대목도 흥미롭다.
전쟁과 폭력도 인간이 살아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각종 재료들을 한 솥에 넣고 요리를 만들어내는 점에서는 여전하다.
그런데 왜 이 책이 다른 책들보다 더 프랑스 독자들을 열광케 했는지 아직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