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내려오는데 때죽나무의 꽃봉오리가 맺혔다.
봉오리들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래로 고개 숙인 이 꽃봉오리들이 활짝 꽃을 피우면
귀여운 새하얀꽃이 조롱조롱 매달려 그 자태가 사랑스럽다.
때죽나무는 줄기가 새까맣고 매끄럽게 생겨 아름다워서 마음에 든 나무다.
그래서 이 나무가 무척 탐이 났던가 보다.
오래 전 어린 때죽나무를 산에서 캐와서 화분에 심어 키운 적이 있다.
한참을 키우다 보니 때죽나무는 가지가 넓게 퍼졌다.
도저히 화분에서 감당할 나무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리고는 그 나무를 아파트 화단에 심어서 오래도록 지나다니면서 바라보곤 했는데,
이번에 때죽 나무를 심은 아파트 화단이 사라지면서 나무를 잃었다.
산에서 마음껏 팔을 벌리고 자라야 편안할텐데, 내 욕심이 과했나 보다 생각한다.
산에서 자유롭게 자라는 때죽나무를 보니, 내가 잃은 나무가 생각났다.
때죽나무의 꽃봉오리는 6월에 만개했던 것 같은데,
확실히 개화시기가 당겨졌다.
지금 봉오리가 맺혔으니 5월 중에 꽃이 필 것 같다.
자주 다니면서 꽃피는 모습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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