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지는 꽃나무가 있다.
햇살이 찬란한 토요일 오전,
동네 산으로 향해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산을 오르다 보니,
그사이 잊고 있었던 약수터 옆에 홀로 서 있는 겹벚나무가 떠올랐다.
벚꽃이 겹이라서 꽃이 만발하면 화려하기가 심장을 멎게 만들 정도로 대단하다.
혹시 꽃이 다 져버렸을까봐 갑자기 조바심이 들었다.
하지만 꽃이 다 지지는 않았다. 조금씩 지고 있는 참이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이토록 풍성하고 화려한 꽃무리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한참 동안 이 꽃을 지켜 보았다.
아름답다.
벚나무 곁의 목련은 처연한 꼴로 벌써 꽃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벚꽃이 더 화려해 보인다.
주변의 흰 벚꽃나무도 이 분홍빛 겹벚꽃의 화려함에 소박할 정도다.
게다가 이 벚나무의 줄기는 눈물이 흐르는 듯 아래로 흘러내린다.
벌써 이 나무를 본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봄이 되면 넋을 잃을 듯 아름다운 꽃을 안겨주어 감사하다.
올해도 이 벚꽃을 보고 지나가니 운이 좋다 생각했다.
꽃이 불러 산에 가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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