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가나 산에 가면
새를 만나면 반갑고 좋다.
동네 산 전망대 근처 소나무가 많은 바위에 앉아 있으면,
어치가 오고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어치도 만날 겸해서 평소 즐겨 앉는 바위에 앉아 있는데
이번에는 곤줄박이가 주변을 맴돌았다.
이 소나무, 저 소나무 가지위에 앉았다 날았다 하면서.
얼마나 주변을 맴돌았던지,
평소 찍기 어려운 새 사진을 여러 장 찍을 수 있었다.
사찰 주변에 주로 산다는 이 작은 새, 곤줄박이를 우리 동네에서 만나다니!
지난 번 오대산 적멸보궁 근처에서 만나고 처음이다.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주위를 맴돌았다는 것은 뭔가 먹을 것을 달라는 제스츄어?
하지만 난 줄 것이 없었다.
곤줄박이는 곤충, 열매, 씨앗을 먹는 새라고 하는데...
아무튼 한 참을 맴돌다가 자리를 떠났다.
곤줄박이가 주변을 맴도는 동안, 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
이전에 어치가 즐겨 놀던 곳에서는
어치는 만날 수 없었고, 직박구리만 날고 있었다.
직박구리의 오렌지색 빰, 삐죽삐죽한 머리깃털이 인상적이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우리 동네에서 직박구리의 서식지가 제법 넓어진 것 같다.
공원과 우리 아파트에서 자주 보이던 직박구리를 이제는
하천가, 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새롭게 만난 아주 작은 새.
뱁새 만큼이나 작은 새다.
그 새는 절대로 사람 가까이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지에서 가지로 이동하는 것도 어찌나 날랜지!
도무지 사진기에 잡을 수가 없다.
내 자동카메라의 줌을 아무리 당겨보아도 새를 선명하고 자세하게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그나마 새의 실루엣만 담은 것도 운이 좋았다.
이 작고 날렵한 새는 아마도 쇠박새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낙엽활엽수림에서 살고 높은 소리를 내는 새라고 하니 내가 본 새가 맞는 것 같다.
견과류와 곤충를 먹고 산다니까,
도토리가 많은 우리 동네 산에 살기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치는 만나지 못했지만 다른 새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봄날, 새 소리 가득한 산은 풍성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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