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APAP작품 '4원소집'을 구경하고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오는데 멀리 달걀처럼 보이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까 깨진 달걀 모양의 작품이 분명했다.
달걀껍질에는 눈이 있고 달걀 노른자가 흩어져 있었다.
웃기는 작품이다. 나름 귀엽기도 하고.
그런데 이 설치품은 도대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일까?
달걀 노른자는 의자처럼 걸터앉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독일작가인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 1966-)의 [계란은 삶의 의미를 찾는 나의 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였다. APAP 2회 작품.
토비아스 레베르거에 대해 찾아보니까,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살면서 활동하는 예술가였다. 디자인, 건축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제목이 무지 길다. 도대체 왜 이런 제목을 단 거지? 싶었다.
되는 대로 붙인 제목이 아닐까 싶지만...
안내판을 보니까 숲 속 공터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달걀껍질은 테이블로 쓰라고 만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모양이다.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너무 더럽다.
테이블로 의자로 이용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이 작품이 놓인 자리는 사람들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라서 더더욱 방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언덕을 내려가면 바로 상가건물들.
길에다 이 작품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이 정도로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화가 날 듯.
깨진 달걀 조각을 세어보니 8개인데 깨진 달걀몸통은 6개. 왜?
작가는 "아무렴 어때."라고 답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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