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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동대 관음암을 다녀오는 길에

나들이예찬/나라안나들이

by 산삐아노 2014. 11. 1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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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을 수 차례 다녀오면서도 단 한 번도 들러 보지 못했던 동대 관음암.

 

관광안내자료에 "달 뜨는 모습이 천하제일"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그때까지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한적한 곳이다.

오르고 내리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관음암에 오르기 직전 잠시 멈춰서서 숨을 고르는데,

하늘에서 진눈깨비가 떨어졌다.

진눈깨비를 온 몸으로 맞는 동안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

 

대학입학 직전 기숙사에 들렀다가

기숙사 근처 빈터에서 진눈깨비를 맞았던 기분이 되살아 난 것이다.

그때는 내 앞에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상기된 채 진눈깨비를 맞았던 것 같은데,

관음암에서 맞은 진눈깨비는 되살아난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평화로운 휴식을 안겨주었다.    

 

 

오르막길을 올라 도착한  관음암의 정경은 관광지라고 할 수 없는 소박한 모습.

나무로 지은 건물들이 오래되서 시커멓게 변색된 모습이 낯설 정도였다.

 

 

왼편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것이 바로 해우소. 여기서는 당연히 최신식 화장실을 기대하면 어울리지 않는다. 

기거하시는 스님들, 밤에 소변보러 가시기가 힘드실 것 같다.

하지만 달을 감상하신다는 마음으로 다녀오시면 그것도 괜찮을 듯.

 

 

 

관음암 뒤로 보이는 산이 만월산이란다.

여기서 보는 달뜨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길래...

달구경하고 싶다.  

 

 

브르타뉴의 바위들이 무색하게 바위에는 녹색의 이끼들이 잔뜩 자리잡고 있었다.

 

 

오대산에는 전나무가 많지만 이렇게 사이사이 죽은 전나무들도 눈에 띤다.

생사,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 특별한 감흥을 준다.

 

 

우리 동네는 여전히 단풍이 아름답지만, 이곳은 벌써 겨울로 들어섰다.

잎을 떨어뜨린 나무들 곁에 대나무를 발견했다.

이곳 겨울이 참으로 혹독한데도 대나무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어 신기하다. 

 

 

지금은 개울 물이 넘쳐흐르지는 않는다.

맑고 투명한 작은 개울, 정다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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