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오전에 하천가 산책을 나갔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해가 있는 동안 오전, 오후 외출을 하지 못하고 여름을 보냈던 탓이다.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살짝 빗자국과 살랑살랑 바람을 남긴 채 떠난 태풍 솔릭, 

당연히 하천가도 안녕할 수밖에. 

흰빛이 도는 오른편 수크령, 갈색빛이 도는 왼편 수크령,

수크령은 언제 봐도 탐스럽다. 

쑥도 부쩍 자랐다. 

하늘이 정말 파랗다. 기분좋은 파란색. 맑은 햇살. 가벼운 붓터치 같은 흰구름조각들.

달맞이꽃이 이리 반가울 수가!

초저녁에 주로 하천가를 주로 걸었기에 달맞이꽃은 꽃을 오무리고 있었다.

달맞이꽃은 밤에 피어나서 아침에 진다고 하는데, 

오전 시간이라 아직 잠들지 않은 모양이다.  

달개비꽃 군락이다. 

달개비의 푸른 빛은 신선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달개비 군락지가 여기저기 형성된 것이 눈에 띠었다.

연보라빛 달개비도 보인다. 

푸른 빛 못지 않게 신비롭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어이없는 이름이 붙은 풀.

열매를 조롱조롱 매달고 있다. 

며느리밑씻개의 군락지도 제법 넓다. 

엇! 저것은 토란?!

토란잎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잎. 어찌 저곳에?

저녁무렵 산책때는 한참 졸고 있던 메꽃이 아침햇살에 활짝 피어 웃고 있다. 

분홍빛 웃음. 'morning glory모닝 글로리'란 이름이 어울리는 꽃.

하천바닥이 투명하게 보인다. 

그런데 저 무리지어 있는 작은 물고기들은 뭘까? 송사리?

송사리떼를 이렇게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보기는 처음인 듯.

잉어떼 만큼이나 충격이다.


걷다 보니, 햇살이 점차적으로 강해져서 땀이 흘렀다. 

좀 치치는 것 같아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 

혹시나 여름 막판에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할까봐. 


하지만 오전 햇살이 너무 아름답다. 

햇살아래 풀들도, 나무도, 하늘도, 물도, 그리고 송사리까지. 

모두모두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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