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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다리 위 나팔꽃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8. 6. 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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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생명력의 끈질김에 놀란다.


아침에 산책겸 체조도 할 겸 동네 공원에 간다.

동네 공원을 갈 때는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며칠 전부터 구름다리 난간 근처 바닥에 나팔꽃이 피어 있는 걸 발견하고 놀랐다.

거의 흙도 없는 그곳에 나팔꽃이 피다니...

이 나팔꽃은 시에서 난간에 나팔꽃 화분들을 이어서 설치했을 때 보았던 바로 그 나팔꽃이었다. 

몇 년간 나팔꽃 화분들을 난간에 설치해서 장식하더니 올해는 하지 않았다. 

그 화분들은 마치 꽃병에 꽃을 꽂아둔 것처럼 소비적인 행태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그 나팔꽃들도 생명인지라 이렇게 씨앗을 남기고 떠났던 것이다. 

생명을 이어가려는 생물들의 노력이라는 것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 


나처럼 의지적으로 자식을 남기지 않고 이 땅을 떠나는 사람들은 그러고 보면 지독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생명이라면 그 생명을 영속시키려는 노력이 가장 본능적이고 치열한 것일텐데 말이다. 


오늘은 작심을 하고 잠시 구름 다리 위에 서서 나팔꽃 사진을 찍었다. 

이들의 생명력에 놀라움, 경이로움, 두려움마저 느꼈기 때문에 기록해 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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