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문득 오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오전에 길을 나서는 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할아버지와 손녀를 보았다.
할아버지는 어린 소녀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내 어린시절의 할어버지가 떠올랐다.
어린시절, 유치원길을 동반한 사람은 할아버지였다.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이 좋았다.
할아버지는 거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가 내게 말을 건 기억이 없다.
할아버지곁에서 할머니가 점심식사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얻어먹곤 했던 기억도 난다.
할아버지는 한 동안 누워서 지내시다가
내가 11살 되는 해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난 폭포수같은 눈물을 쏟았다.
하얀 소복을 입고 할아버지 가시는 길을 동행했다.
얼마 후
난 꿈에서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가 벽을 자유자재로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따라가느라
힘이 들었다.
나는 벽을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할아버지를 놓쳤다.
그 꿈이 할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인가 보다.
정말 오랜만에 할아버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너무 오래 전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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