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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와 마르셀라] 스페인 최초 동성혼 커플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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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22. 4. 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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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마르셀라, 오른쪽인 엘리사(실제 인물 사진)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옴

2019년에 개봉한 Isabel Coixet 스페인 감독(1960-)의 영화 [알리사와 마르셀라(Elisa y Marcela)]는 스페인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만든 영화다. 

엘리사와 마르셀라는 스페인 최초 동성혼 커플이었다. 1901년 6월8일에 혼인한 것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동성혼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은 2005년이라고 하니까, 20세기 초에 어떻게 동성혼 법적 커플이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두 여성인 엘리사와 마르셀라가 당시에 법적으로 결혼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엘리사는 마리오라는 남성으로 마르셀라와 성당에서 혼인했다. 혼인 후 엘리사가 마리오로 자신의 성별을 속이고 결혼한 것이 드러나서 고발당하고 조롱거리가 되었지만 이들의 결혼이 무효화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일종의 사기인데, 어떻게 법적으로 무효가 되지 않았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두 여성은 갈리시아 출신으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엘리사는 23살, 마르셀라는 18살이었다. 나중에 둘 다 초등교사가 된다. 당시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던 시절이었다고 하니까 이 여성들은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동성혼 소식은 당시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다른 나라들에서도 가십거리가 되었고 결국 이들은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마르셀라의 딸이 아르헨티나로 마르셀라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알리사와 마르셀라가 처음 알게 되고 교사가 되어 관계를 지속하다가 결국 마리오라는 남자로 서류를 위조한 알리사가 마리오로 마르셀라와 성당에서 혼인을 한 후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사고 '남자 없는 결혼'으로 고발되고 조롱, 위협을 당한다. 둘은 포르투칼로 도망가 배삯을 벌다가 '신성모독, 복장도착, 서류위조'의 사유로 다시 잡혀가서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마르셀라가 딸을 낳고 도움을 받아 딸은 두고 알리사와 마르셀라만 아르헨티나로 도주해서 정착해 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 간  알리사와 마르셀라는 하녀로 일을 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알리사는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크리스티안이란 이름의 남성과 결혼하고 마르셀라는 카르멘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알리사의 여동생인 척 한다.  부부생활을 거부하는 알리사를 의심한 크리스티안은 알리사를 의심하면서 알리사가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결혼의 무효화를 주장하고 받아들여진다. 이후 알리사와 마르셀라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고 1909년에 알리사가 자살했다고 멕시코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한다. 

현실의 결말이 지독히도 비극적이다. 

하지만 영화의 끝은  알리사에 대한 비극적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관객이 상상할 수밖에 없다. 

홀로 있는 마르셀라가 방문한 딸을 만나고 딸이 던진 질문, 왜 거짓결혼을 하고 자신을 버리기까지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마르셀라는 침묵으로 답한다. 그리고 멋진 모습으로 말을 타고 있는 알리사가 등장하는데...아마도 이 장면은 현실이 아니라 환상 같다. 이 환상은 처음 마르셀라가 알리사를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말을 타고 싶다는 이야기. 이 장면으로 엔딩처리한 것이 나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커플을 인정하지도 않지만 처벌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는 동성커플을 처벌하고 사형까지 내리며 금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니까, 동성혼을 합법적으로 승인한 국가는 모두 32개국.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프랑스나 스페인과 같이 카톨릭 종교를 기반으로 한 나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것을 보면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많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차별금지법도 제정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동성혼이 법적으로 허용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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