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너도 밤나무)의 '마롱'에 얽힌 추억
사노라면... 경험하고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밖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눈 앞에서 뒹구는 '마롱(marron)'을 발견했다. 지난 밤부터 그리도 비가 내리더니 마로니에(너도밤나무)에 매달렸던 마롱이 비의 기세에 못이겨 뚝 떨어졌나 보다. 대개는 떨어지면서 겉껍질과 속의 마롱이 분리되기 마련인데, 겉껍집을 그대로 뒤집어 쓰고 떨어진 것도 있었다. 마롱의 겉껍집은 밤의 겉껍질처럼 심술궂게 생기지 않았고 상냥한 모습이다. 마롱을 속에 감춘 겉껍질. 보시다시피 가시가득한 밤송이와는 아주 다르다. 겁껍질을 가르면 속에서 더욱더 상냥하고 예쁘고 동그랗게 생긴 마롱이 나온다. 겉껍질 가르기도 쉽다. 동그랗고 귀여운 마롱들. 난 아주 오래 전 어느 해 가을, 프랑스의 마로니에 거리를 걷다가 이 마롱이 뒹구는 것..
사노라면
2014. 9. 3.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