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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너도 밤나무)의 '마롱'에 얽힌 추억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4. 9. 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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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경험하고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밖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눈 앞에서 뒹구는 '마롱(marron)'을 발견했다.

 

지난 밤부터 그리도 비가 내리더니

마로니에(너도밤나무)에 매달렸던 마롱이 비의 기세에 못이겨 뚝 떨어졌나 보다.

대개는 떨어지면서 겉껍질과 속의 마롱이 분리되기 마련인데,

겉껍집을 그대로 뒤집어 쓰고 떨어진 것도 있었다.

 

마롱의 겉껍집은 밤의 겉껍질처럼 심술궂게 생기지 않았고 상냥한 모습이다.

 

 

 마롱을 속에 감춘 겉껍질. 보시다시피 가시가득한 밤송이와는 아주 다르다.

 

 겁껍질을 가르면 속에서 더욱더 상냥하고 예쁘고 동그랗게 생긴 마롱이 나온다. 겉껍질 가르기도 쉽다.

 

 

동그랗고 귀여운 마롱들.

 

난 아주 오래 전 어느 해 가을, 프랑스의 마로니에 거리를 걷다가 이 마롱이 뒹구는 것을 발견하고

'밤이다!' 생각하며 한가득 주워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큰 남비에 담고 푹푹 쪘다.

그리고 껍질을 까먹으려는데... 이런... 속이 시커맸다.

혀를 살짝 대어보니 못 먹을 맛이었다.윽!!!

 

결국 전기만 낭비하고 삶은 마롱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던 기억이 난다.

 

이토록 밤과 비슷하게 생긴 마롱, 아니 밤보다 더 예쁘게 생긴 마롱을 먹을 수 없다니, 정말 안타까웠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마로니에를 '너도밤나무'라고 부르나 보다.

도대체 너도 밤나무냐?라고 되묻고 싶은 거지.

 

나는 마롱들을 주워와서는 현관입구에 가만히 놓아두었다.

먹을 수는 없지만 마롱은 가을을 알리는 사랑스러운 열매니까.

겨울이 다가올 때까지 현관에 놓아두면서 가을을 즐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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