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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간섭이 지나친 도시하천 주변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5. 1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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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하천 주변 재정비공사가 한창이다. 

기존의 풀들을 모두 제거한 후 다시 풀을 심었다. 

작년에 이어 하천의 유해식물 제거가 목적이 아닌가 싶다. 

바로 건너편 하천가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자른 버드나무를 완전히 뽑아 없앴다. 

도대체 왜 이토록 풀을 없애고 흙을 제거해서 천변의 높이를 낮추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건너편에서 보니 다리 주변의 흙을 싹싹 걷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리 건너편 하천가에 다시 심은 풀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얼 다시 심고 어떻게 조성하려는 걸까? 

건너편에는 뽕나무만 남았다. 

5월초, 새로 심은 풀들이 자라는 가운데 한삼덩굴이 눈에 띠었다. 

작년에 한삼덩굴을 유해식물로 규정하고 노동력을 동원해 제거하느라 애를 쓰는 모습을 보았다. 

풀을 모두 제거하고 흙을 걷어갔음에도 한삼덩굴은 건재함을 과시한다. 

보라빛 꽃이 눈에 띤다. 꽃창포다. 알고 보니 일부는 꽃창포 밭을 주성했다. 

꽃창포 꽃봉오리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왜 꽃창포밭을 조성한 걸까? 기존의 풀들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생각한다. 

시에서는 하천가의 유해식물은 지속적으로 제거하고 아름다운 조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천관리지침을 밝혔다. 

한삼덩굴, 명아주, 메꽃덩굴이 서로 뒤섞여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결국 소위 유해식물은 제거되지 못했다. 괜히 하천가에 돈을 쏟아붓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풀들에 대한 유해기준이 의심스럽다. 

풀들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어리석은 노력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풀들은 자랄 뿐이다.

왜 이토록 하천가를 정원가꾸기하듯 만들려는지? 

한삼덩굴이 쥐와 뱀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고는 인간이 싫어한다고 해서 모두 유해하다고 볼 수는 없다. 

뱀은 존재한다는 것은 자연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뜻이라고 알고 있다. 

오늘도 하천가에는 풀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인간이 싫어하건 좋아하건 조건만 맞으면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는 것이 풀이다. 

또 다른 유해식물로 분류된 며느리 밑씻개도 보인다. 가시가 있고 거친 풀들은 모두 유해하다는 걸까?

인간을 비웃듯 거뜬히 자라나는 한삼덩굴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한삼덩굴의 생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며칠 사이에 한삼덩굴은 훨씬 늘어났다. 성장기세가 대단하다. 

이제 또 이 한삼덩굴을 뽑겠다면서 쓸데없는 노력을 해대겠지. 

꽃창포가 아름답긴 하지만 이렇게 꽃창포밭을 만드는 것은 싫다. 

여러 풀들이 서로 어우러져 자라는 하천가가 더 좋다는 생각이다. 

하천가는 점점더 원예종, 귀화식물들도 인위적인 꽃밭이 되고 있다. 

그냥 어느 정도 손을 놓고 있으면 하천가의 풀들도 나무들도 모두 스스로 경쟁하면서 잘 자라기 마련이다.  

인간의 지나친 개입에 짜증이 난다. 하천가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염려 따위는 없다.

뿐만 아니라 시에서 너무 세금낭비가 심한 건 아닐까? 묻고 싶다 .

도대체 시가 말하는 생태하천조성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에 대해 시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하천가 재정비 사업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들(풀, 나무, 곤충, 새, 뱀 등)이 거처를 잃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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