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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묘지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14. 5. 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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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묘지 세트 (전2권)

저자
움베르트에코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3-12-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프라하의 묘지』 시리즈 총 2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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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열독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푸코의 추>를 얼른 사서 보았던 기억도.

 

이번에 읽은 <프라하의 묘지>도 참으로 흥미로운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그가 이 소설에 등장시키는 유일한 허구적 인물인 시모니니 대위라는 주인공에게 관심이 간다. 

거짓말장이, 사기꾼, 문서위조자, 도덕심 제로, 반유태주의자인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인물이다.

19세기라는 유럽의 시대적 배경도 흥미롭지만 

시몾니니 대위라는 인물이 흥미를 유발해서 소설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움베르토 에코는 참으로 대단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의 방대한 연구능력에 존경을 표할 따름이다.

 

책을 읽는 내내 심리적으로 가라앉았다. 불쾌감 때문에. 

오늘날에도 권력의 거짓말에 일조하는 거짓말장이들이 존재하겠지만

내 주위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고 싶다.

 

사람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필요하다면 서슴지 않고 죽이고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신뢰도 헌신짝처럼 던질 수 있는 인간.

게다가 그릇된 정치 이데올로기를 양산해서 대중을 현혹하는 인간.

 

이번 연휴는 이 소설에 시간을 바쳤네.

 

인상적인 대목을 인용해 보면,

 

"민중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적이 필요합니다.

누가 말하길ㄹ 애국주의란 천민들의 도피처라 했습니다.

도덕적인 원칙과 담을 쌓은 자들이 대개는 깃발로 몸을 휘감고

잡것들이 언제나 저희 종족의 순수성을 내세우는 법이죠.

자기가 한 국가나 민족의 일원임으르 확인하는 것,

이는 불우한 백성들의 마지막 자산입니다.

그런데 그런 소속감은 증오에, 자기들과 같지 않은 자들에 대한 증오심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증오심을 시민적인 열정으로 키워 나가야 합니다.

적이란 결국 민중의 벗입니다.

자기가 가난하고 불행한 것은 자기 잘못이 아니라 어딘가 다른 데에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느끼려면

언제나 증오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증오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열정입니다.

사랑이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감정이죠.

그리스도가 죽임을 당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죠.

누군가를 평생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건 이룰 수 없는 희망입니다.

그래서 간통이며 모친 살해며 친구를 배신하는 일 따위가 생겨나는 겁니다.

반면에 누군가를 평생토록 미워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자가 우리 곁에서 계속 증오심을 부추기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증오는 심장을 뜨겁게 하죠"

 

물론 이 이야기에 100%로 동의할 수 없더라도

'적', '증오', '애국주의'의 연관성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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