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배우다.
그가 단역이나 조연을 맡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강제규 감독의 <쉬리(1999>이후에는 주로 대단한 감독들의 주연배우로 활약해왔다.
특히 봉준호감독과 박찬욱감독이 좋아하는 배우인 것 같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살인의 추억(2003)><괴물(2006)><설국열차(2013)>에서 주연을 맡았고,
박찬욱 감독의 <청출어람(2012)><박쥐(2009)><친절한 금자씨(2005))><복수는 나의것(2002)><공동경비구역JSA(2000)>에 출연했는데,
<친절한 금자씨>에 우정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나는 이 가운데 <청출어람>, <박쥐>는 보지 못했다.)
또 한재림 감독의 <관상(2013)>, <우아한 세계(2007)>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 밖에도 그가 주연한 영화로는
<변호인(2013)>, <의형제(2010)>, <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밀양(2007)><효자동이발사(2004)><YMCA 야구단(2002)>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모두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다.
그런데 송강호가 오달수와 함께 나온 영화들이 눈에 띤다.
<변호인><푸른소금><박쥐><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우아한 세계><괴물><효자동 이발사>.
물론 <괴물>에서 오달수가 맡은 역은 괴물의 목소리였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상당히 많은 영화에 함께 출연했다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 같은데...
오달수의 능청스러운 경상도 사투리와 연기력도 송강호에 못지 않다.
(<푸른소금>과 <박쥐>는 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봐야겠다.)
송강호가 출연하는 영화들은 대체로 재미있었고 그가 연기도 잘 했지만
이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그의 연기가 어떤 영화 속에서나 똑같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가지 연기로 여러 감독들의 주연을 꿰어차고 소위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주연의 자리를 차지해온 것으로 보인다.
참 놀라운 일이네.
굳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 즉 '최고의' 배우가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영화로 성공할 수 있음을
송강호가 보여주고 있다.
송강호를 싫어하지도 않고, 그가 굳이 다른 연기력을 펼쳐보일 것을 기대하지도 않지만,
아쉬움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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