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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의 향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1. 10. 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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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깜짝 선물을 받는다.

 

동네를 건다보면 여기저기서 모과나무를 만나게 된다.

올봄에는 모과나무들이 거의 예외없이 병에 걸려서 과연 모과가 열릴까?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모과의 생존력, 번식력은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하다.

모과는 병과 싸우면서 열매를 맺었고 지난 해 가을과 다를 바 없이 노란 열매를 달았다. 

올해도 잘 익은 모과를 하나 얻을 수 있을까? 마음 속으로 기대했다.

매 년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를 올려다 보면서 어느 날 잘 익은 모과가 내가 지나가는 길 위에서 뒹굴고 있길 은근히 랬던 것처럼.

친구의 생일날, 함께 산책을 하다가 시청에서 자라는 모과나무 가지에 매달린 노란 모과들의 탐스런 모습에 '떨어진 모과 없나?'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 눈에 보이지 않던 모과가 친구 눈에 들어왔다.

모과나무 아래 키 작은 나무들 사이에 숨어서 누워 있던 노란 모과가 마치 생일선물처럼 친구 손에 주어졌다.

"하늘의 선물이네."하며 친구도 나도 즐거워했다.

통통하고 노랗게 잘 익어 달콤한 향을 내뿜는 모과는 현관문 앞 신발장 위에 자리잡았다.

오고 가면 슥-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10월 말, 계절의 향기를 뿜는다.

참 좋은 냄새다. 

매 년 모과나무가 생산해낸 그 많던 열매들이 다 누구의 손에 들어가는지 우리 손에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 

하나라도 주울 수 있으면 운이 좋다, 생각하는데 올 가을 정말 운이 좋았다. 

병든 모과나무가 겨우 어렵사리 영글어낸 결실을 얻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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