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걱정할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모감주 열매가 보도블록 위에 떨어져 뒹굴었다.
지난 밤 세찬 비바람에 모두 떨어졌나 보다.
이렇게 열매가 다 떨어져 버리면 모감주 나무는 올가을 씨앗을 거둘 수 없으리라.
내가 모감주 나무라면 한 해의 결실을 망쳤다며 망연자실할 것 같다.
장마가 지독히도 길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비바람이 대단했다. 불현듯 동생이 걱정되어 전화를 걸었다.
얼마만인가. 평소에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우리 집안의 전통 아닌 전통에 따르며 잘 연락하지 않는다.
서로 사는 곳이 거리가 있다 보니 얼굴 보는 것은 수 년에 한 번 정도.
그냥 잘 지내겠지, 한다. 내가 이러니 동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렇게 산다.
전화로 들려오는 동생의 목소리가 피로하다. 건강이 안 좋은가?해서 염려가 되었다.
퇴근해 막 돌아온 길이라서 그렇단다.
장시간을 운전해서 출퇴근을 하는 동생의 처지를 생각하면 피곤하기도 할 거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동생네는 지난 번 통화에서보다 상황이 더 나아지고 안정되어 잘 지내는 것 같다.
역시나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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