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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길릭(Liam Gillick)의 노란색 철근구조물에 잠시 앉다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5. 1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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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네에서 APAP 작품들을 만나면 좀더 열심히 들여다 보곤 한다. 

시청 주변에 갈 일이 있어 지나가다가 리암 길릭의 작품이 눈에 들어와서 잠시 살펴보았다. 

예전에 도장에 다닐 때는 이 길을 거의 매일 다니다 보니 오히려 이 작품을 무시한 채 길을 걸어가곤 했는데, 

오히려 이 길을 잘 다니지 않으니까 이 작품에 더 관심이 생기다니...

이 노란 철근구조물은 '광장'과 관련한 작품이다. 

지나다니면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이 작품의 벤치에 앉기에는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게다가 이곳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깐 쉬었다 가기보다는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자리다. 

그런데 작가는 광장이 특정장소가 아니라 어디건 우연히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그곳이 바로 광장이라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차라리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산책길에 설치했다면 정말로 작가가 원하는 대로 지나가던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었다가는 그런 상징적 의미의 광장 역할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이곳에 앉아서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나는 어제 이곳에 굳이, 일부러 앉아보았다.

 

리암 길릭은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고 그것이 왜 거기 있는지 궁금해하길 원한다고 했다. 

비록 그곳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없지만, 그 작품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있다는 점에서 리암 길릭은 성공한 것 같다. 

나는 리암 길릭의 노란 철근 구조물이 왜 거기 놓였는지가 궁금하니까. 

 

작품은 2007년에 설치되었으니 벌써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 많이 녹이 슬었다.게다가 안내문도 잘 알아보기 어렵다.

시에서 보수작업을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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