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경,
내가 이 배우를 본격적으로 주목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박찬경 감독의 <만신>에서 김금화 만신의 10대후반의 역을 맡은 것이 기억이 난다.
서른살의 배우가 10대 후반의 연기를 해낼 수 있을 정도로
류현경은 젊고 개성있고 당차 보인다.
임순례 감독의 <제보자>에서는 류현경이 조연으로 나오지만
아예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그녀의 연기를 따라갔다.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제보자의 아내 역, 조연으로 나온다.
아픈 아이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살려내고 싶은 엄마지만 결국에는 진실을 선택하는
나름 심리적으로 복잡한 연기를 해야 했는데,
류현경은 마치 실제 그 여인인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그녀의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이 배우의 이력이 알고 보면 그리 짧지도 않다.
수없는 단역,조연, 그리고 주연까지.
서른 인생으로는 영화인생이 제법 길다.
배우 류현경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만신>이외에 두 편을 더 보았다.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는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하는 의사 레즈비언으로,
홍현기 감독의 <물 좀 주소>에서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채무에 시달리는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나온다.
이 두 가지 역할 모두 당차게 살아가는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같은 이미지의 여성.
앞으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김상진 감독의 <쓰리 썸머 나잇>에서는 주연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연기로 우리를 찾아올지 궁금하다.
영화의 대강의 줄거리를 보건대, 세 명의 남자가 중심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류현경이 맡은 역이 주연이라고는 하지만 들러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당찬 여인으로 나올지, 아니면 또 다른 변신을 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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