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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은 장미] 생고생 후 낙이 오는 한 여자의 일생?

볼영화는많다/시대

by 산삐아노 2021. 1. 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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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현 감독의 [그대 이름은 장미(2018)]가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어 놀랐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생고생하는 한 여자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지점에서 웃어야 하나? 맨 마지막 장면에서는 어이없어 웃긴 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무려 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훑어나간다는 점에서 시대극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다고 뭐 세심하게 시대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장황하기는 무척 장황해서 무려 2시간이 넘는 긴 영화다.

거의 30년을 관통하려니까 긴 런닝타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할 지경이다.

미싱공이면서 가수의 꿈을 가진 '장미'라는 이름의 여자가 서울대생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임신하고

서울대생은 임신사실도 모르고 유학길에 오르고

아이를 지키려다가 가수의 꿈도 접어야 하고 고생고생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다가 우연히 아이의 생부를 길에서 만난다.

아이가 있는지도 모르는 생부가 아이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아이는 내 아이라며 홀로 꿋꿋이 잘 키우겠다고 고집피워보지만 결국 아이를 아버지에게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엄마를 찾지 말라며 혼자 성공한 아이를 몰래 훔쳐볼 뿐. 

 한 마디로 전형적인 신파. 내가 보기에 지루한 신파극인 이 영화가 어찌 코미디라는 것일까?

그런데 등장배우들이 화려하다. 

장미의 친구로 나오는 박준면과 장미를 캐스팅한 기획사 사장역의  황석정을 만나 반가웠다. 

장미의 남편역에 박성웅, 경찰관역에 이준혁이 나오는데, 이 두 배우는 쌍으로 여기저기 출연하나?

며칠 전 보았던 [내 안의 그놈]에서도 박성웅과 이준혁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장미 곁을 지키는 지고지순한 남자 친구역은 오정세가 맡았다. 

작년 여름 TV N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에서 자폐형으로 열연했던 오정세.

[극한 직업]에서는 테드 창이라는 나쁜 놈으로 나왔었는데...

오정세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구나.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고 출연한 영화만 해도 엄청나다. 

영화는 현실을 다룬 듯하지만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한 여자 장미를 두고 두 남자가 그리도 지고지순할 수가!

서울대 남친이 혼자 미국유학을 떠난 후 장미는 아이를 출산하고 어렵게 홀로 키울 때 내내 곁을 지키는 도와준 음악동료이자 친구인 순철과 결혼해야 자연스럽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장미를 두고 미국으로 떠나 교수가 된 명환이 결혼도 하지 않고 홀로 지냈다는 설정도 이해하기 어렵다. 유학생활이 쉽지 않은 데 그곳에서 만난 여성과 결혼해서 아이들도 있어야 더 현실적이다. 

장미가 인생의 곡절을 겪는다는 현실적 설정을 해놓고 주변 인물들은 모두 판타지적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꿈의 좌절, 한부모 신세, 절친의 자살, 감옥행까지 하는 장미의 비극적 인생 자체도 비현실적이라면 비현실적이다. 

신파적 코미디라는 억지가 대중들에게 그리 호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부유하는 개인을 그리려고 했다면 좀더 치밀한 연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시대상을 그렸다고 하기에도 몇 프로 부족하고...

진부한 스토리의 시나리오가 힘이 없으니 좋은 배우를 써본들 무슨 소용...

감독이 각색도 했다고 하는데... 감독이 시나리오 보는 안목이 없나? 연출력도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조석현 감독의 첫 데뷔작이라고 하니 일단 이해해주자. 

하지만 감독의 첫 작품 안목을 보건대 차기작을 그리 기대하지 않게 된다. 

요즘 시간이 넘치니 이런 영화도 봐주는 너그러운 마음과 시간적 여유가 생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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