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산행의 끝은 컵라면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비로봉을 뒤로 하고 상왕봉을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향한 길은 내가 오대산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길이다. 봄에 이곳을 걸었을 때는 주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막상 겨울날 다시 걷고 보니 주목보다는 은빛나는 나무들이 더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하얀 나무는 자작나무 가족인 사스래 나무가 아닐까 혼자 추측해 보았다. 확인해 보려면 여름날 열매이삭이 매달릴 때 다시 한 번 더 와 보아야 할 것이다. 나무들이 눈 위에서 마치 춤을 추는 듯 하다. 이런 풍경은 동화 속의 장면 같다. 밥을 굶고 걷다 보니 기운이 빠져서인지 다리가 무거워졌다. 길이 험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멋진 나무들이 설산에서 춤을 추는 신비로운 광경을 놓칠 수는 없는 법. 나이든 나무들이 많아 산..
나들이예찬/나라안나들이
2015. 1. 31.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