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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볼영화는많다/원작

by 산삐아노 2020. 4. 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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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2019)]이 작년 영화관에서 상영되었을 때 이 영화는 보러 가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이 영화의 원작인 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2016)]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소설은 읽을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그 내용이 다 짐작이 갔기 때문이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소설이나 영화로 보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굳이 그 이야기를 소설과 영화로 보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진지한 영화, 안 좋아한다.

영화는 쉬거나 즐기기 위해서 보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 무료영화로 볼 기회가 생기니까, 한 번 볼까? 싶었다. 

소설의 줄거리가 탄탄해서인지 영화 시나리오가 탄탄했다. 

김지영 역할을 맡은 정유미의 연기도 탁월했지만 그외 다른 여성배우들도 연기력이 돋보였다. 

그 어떤 영화보다 여성 배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 신선했다. 

그리고 그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다는 점에 다시 한번 더 놀랐다. 

우리 나라에는 드러나지 않은, 연기력 뛰어난 여자 배우들이 남자 배우들 못지 않게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나 할까. 

이 많은 여배우들이 출연할 영화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주인공 김지영은 자신의 욕망을 잘 알고 있음에도 한국사회에서 순응적으로 살아가는 보통의 여성이었다. 

제대로 자기 욕망을 밖으로 드러낼 줄 모르는 이 여성은 안으로 자신을 죽여갔다. 

그녀가 살 방법은 그 욕망을, 자신의 진솔된 감정을 밖으로 드러낼 때 치유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김지영은 조금씩 자기를 드러내고 자신의 욕망을 실현해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소설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김지영은 글로서 자신을 드러내고 욕망을 실현해나가면서 여전히 한국여성들에게 살기 어려운 한국사회에서 자기자리를 조금씩 만들어나갈 것 같다. 

영화는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내용은 거의 예상한 바지만, 영화로 보긴 잘 했다 싶다. 21세기에야 비로소 이런 영화가 나오는구나,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코로나 19가 물러나 도서관이 문을 다시 열면 [82년생 김지영]을 빌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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