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헤어드레서] 이혼녀의 좌충우돌 자립기

볼영화는많다/유머

by 산삐아노 2020. 4. 5. 13:15

본문

독일 감독 도리스 도리의 [헤어드레서(2010)]를 극장에서 보려했지만 보기 못한 것이 벌써 10년전이라니 세월의 흐름이 놀랍다.

결국 이 영화가 무료영화로 제공되어 인터넷에서나마 볼 기회를 얻어 다행이다 싶다. 

도리스 도리 감독은 철학, 심리학, 영화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영화도 유머가 있지만 진지하다. 

[헤어드레서]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유머는 넘친다. 하지만 그 주제의식이 결코 가볍지 않다. 

카티는 주부로 살다가 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하고 딸을 데리고 나와 허름한 아파트에서 새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돈을 벌어 딸을 부양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 데다 너무 뚱뚱한 외모 때문에 직장 구하기도 어렵다. 

결혼 전 그녀는 재능 있는 미용사였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백화점 미용실의 미용사 일자리를 퇴짜맞은 것에 분해서 바로 그 미용실 옆에 미용실을 내기로 한다. 

하지만 돈이 충분치 않은 그녀.  불법적으로 양로원에서 노인들의 머리를 해주면서 돈을 번다.

하지만 불법영업으로 걸린다. 

계속해서 악재만 겹치면서 베트남인들을 불법적으로 독일로 유입시키는 일에 가담하게 되고...

급기야 자신이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하지만 카티의 자립은 쉽지 않지만 그녀는 자신의 열악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미용실에 취직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딸에게도 조금씩 인정을 받는다. 

영화는 나쁜 일이 반드시 나쁘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쁜 일로 인해 카티는 조금씩 자립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베트남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독일체류를 하는 일을 도와 힘들었지만 그 일이 인연이 되어 베를린의 베트남 공동체의 미용실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 

영화 속의 결혼반지는 상징적이다. 

절대 빠지지 않던 결혼반지가 마지막에 가서는 손에 쑥 빠지는 것이다.

카티가 조금씩 살이 빠지고 건강을 되찾는 것을 뜻할 수도 있지만

결혼이라는 삶으로부터 이혼녀로서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고 자립해가는 것을 뜻할 수도 있겠다 싶다.

 

나는 카티의 좌충우돌의 자립기를 유머로 풀었다는 것에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진지한 주제도 웃음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