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식 감독의 [조류인간(2014)]은 5년 전에 이미 보았다. 그리고 우연히 playy웰메이드영화 채널에서 다시 볼 기회를 가졌다.
5년 전에 보았을 때도 참으로 독특한 스토리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 감독은 각본과 연출, 제작까지 아우르는 사람이었다.
그가 [조류인간] 이후에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동주(2015)]의 각본과 제작을 맡았고 [로마서 8:37(2016)]의 각본, 감독, 제작, 제작투자까지 했다고 한다.
그의 미스터리물 [로마서 8:37]을 꼭 보고 싶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고 하니, 이 영화도 무척 독특할 것 같다.
5년 전에 포스팅한 글을 읽어보니 '조류인간'이라는 영화제목이 얼른 이해가 되질 않지만 인상적이라고 썼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정말 '조류인간'에 관한 스토리라서 좀 놀랐던 기억을 담았다.
'조류인간'이라는 상상력의 산물을 다루었다.
집을 나간 여자들 가운데 보통 인간과 다른 조류인간들이 있고
그 여성들 중 일부는 조류인간임을 인정하고 조류, 즉 새로 거듭나길 바라며 새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모진 고통, 심지어 죽음을 무릅쓴다.
이야기는 두 흐름이 교차되어 흘러간다.
집 나간 아내를 찾아 헤매는 작가와 조류인간이지만 새가 되는 데는 실패한 여인이 아내를 찾을 수 있도록 작가를 돕는 이야기의 흐름이 있고
조류인간인 두 여성(그 중 하나는 작가의 아내, 또 하나는 작가를 도와 아내를 찾는 일을 돕는 여성)이 새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흐름이 있다. 두 흐름 사이에는 15년이란 시간의 간격이 있다.
두 시간을 잇는 사람은 바로 새가 되는 데 실패한 여성.
낯선 이야기이니 만큼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다.
'조류인간'이 새가 되길 갈망하고 새로 거듭나는 것은 자기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닮았다.
'조류인간'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빌어 자기 정체성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지점은 참신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통스럽게 찾아나가고,
그 정체성을 타인이 알아봐주지 못하지만
타인이 알아봐 주길 원하고...
감독은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외롭고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나 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생각되지만...
아무튼 영화가 안개에 덮힌 장면으로 시작되는 점은 내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팀 버튼 감독이 눈내리는 장면을 영화의 시작장면으로 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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