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무엇보다 연기를 잘해서.
그동안 정재영이 나온 영화를 본 것만 세어 보아도 정말 많다.
내가 정재영이 출연한 영화를 많이 보았다는 뜻도 되지만
정재영이 출현한 영화가 그만큼 많다는 뜻,
그가 나온 영화들이 대체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정재영이란 배우를 알게 된 것은 장진 감독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그는 장진 감독이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것 같다.
<킬러들의 수다(2001)> <아는 여자(2004)><거룩한 계보(2006)>
이 가운데 나는 <아는 여자>라는 영화가 특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웃다가 울게 하는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심각함을 가장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위한 영화라는 점에서 보는 내내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나영, 정재영의 연기가 참으로 돋보였다.
그러고 보니 장진 감독이 각본만 쓴 웰컴 투 동막골>에서도 정재영이 인민군 병사로 나왔었다.
장진감독이 각본만 쓴 영화는 그외에도 <강철중: 공공의 적 1-1>, <바르게 살자>도 있다.
그러고 보면 그가 이 영화들에도 모두 주요인물로 등장한다.
또 강우석 감독이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한가 보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들 가운데 <실미도><강철중: 공공의 적 1-1>, <이끼><글러브>에서도 정재영은 열연했다.
정재영은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의 단골 배우인 듯하다.
그외에도<김씨 표류기><바르게 살자>는 내가 특별히 재미있게 본 영화다.
정재영의 연기가 돋보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이밖에도 정재영이 열연한 영화는 많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그 어떤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보다도 많이 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들 가운데 다소 판에 박힌 정재영 스타일이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작년, 올해 출연한 영화 중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와 이재규감독의 <역린>에서의 정재영 연기는 새로울 것도 없는, 말 그대로 정재영 스타일의 연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그의 연기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정호 감독의 <방황하는 칼날>과 성시흡 감독의 <플랜맨>에서 정재영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다시 한번 더 '정재영이군'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들이었다.
<방황하는 칼날>에서 딸이 강간당하고 죽임을 당해 고통받는 아버지, 딸의 복수로 광기에 휩싸인 아버지를 연기하는 정재영은 소름끼칠 정도로 그 인물에 감정이입하고 있었다.
영화 자체는 특별할 것도 없는 스토리에 구성도 평범한 이 영화가 돋보일 수 있다면 바로 정재영의 연기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그야말로 배우에 의존한 영화라고나 할까.
그래서 <방황하는 칼날>은 특별할 것도 없는 영화지만, 정재영의 열연을 보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된다.
또 <플랜맨>에서 모든 것을 정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정신적으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정석의 역할도
정재영이 바로 그 인물인 것처럼 소화해 주었다. 정재영 특유의 스타일이 잘 승화된 경우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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