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 고양이는 내가 애지중지하는 고양이다.
아마도 용도는 책 받침대가 아닐까 싶다.
문진으로 사용해도 되지만 그러기에는 제법 크다.
무게가 1.1kg정도 나가는 제법 묵직한 이 물건을 난 프랑스에서부터 한국까지 끌고 왔다.
프랑스 벼룩시장에 갔을 때 난 첫 눈에 이 고양이에 반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려면 23kg짐무게를 초과할 수 없다.
이미 구입해 놓은 책과 자료들이 많으니 올바른 정신을 가졌다면 이렇게 무거운 책받침대를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데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일까?
이 물건을 내놓고 팔고 있던 할머니는 내게 미소지으며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고양이 한 마리 데리고 가요. 0.5유로!"라고 나직히 말씀하셨다.
0.5유로라니... 지금 환율로 보더라고 7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가격이다.
700원! 난 주저없이 돈을 건네고 할머니의 웃음에 화답하듯이 활짝 웃으며 이 책받침대를 받아 안았다.
내 이 모습을 바라보던 친구는 어이없어 했지만 가격이 어처구니 없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나는 그 가격의 시험에 걸려든 것이다.
이 무거운 나무 고양이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
고민하는 나를 바라보던 친구는 여행동안 기념품으로 여기저기서 주워놓은 돌들을 던지고
내 나무 고양이를 자기 트렁크에 담아 대신 가져다 주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하지만 친구는 가끔 그때 가져오지 못한 돌들을 떠올리면서 나를 구박하곤 한다.^^
그래도 책상에서 이 고양이를 바라보면 행복하다.
친구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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