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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 감독 [이터널 선샤인] 고통스런 연애기억을 지우는 상상

볼영화는많다/상상의힘

by 산삐아노 2020. 11. 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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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1963)의 상상력 넘치는 영화, 너무 재밌다. 

그동안 그의 영화로는 [수면의 과학(2006)], [무드 인디고(2013)]를 본 적 있는데, 그의 영화는 상상력이 기발해서 좋다. 

이번에 본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2004)].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보았다. 

그동안 이 영화에 대한 극찬이 넘쳐흘렀지만 로맨스물이라는 생각에 굳이 볼 생각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화인 줄 알았다면 더 일찍 보았을 것이다.  

주인공 남자 조엘 역을 짐 캐리가 했는데, 유머 넘치는 그의 연기만 보다가 진지한 모습을 보니까 영 다른 사람같다. 

여자 주인공 클레멘타인역은 케이트 윈슬렉이 맡았다. 파란 머리, 빨강 머리, 초록 머리 모두 잘 어울린다. 

정말 예쁜 여배우다. 

영화가 로맨스물이긴 하지만 사실상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가 등장하고, 남녀 주인공들은 이 회사에서 각자 상대방과 관련된 기억을 지운다.  

영화는 조엘이 라쿠나사로부터 기억을 지우고 난 뒤 무작정 몬탁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몬탁에서 클레멘타인을 우연히 만나고 다음날 다시 클레멘타인과 밤에 얼어붙은 찰스강으로 놀러갔다.

새벽에 돌아와서 클레멘타인이 조엘의 집에 가기로 하고 칫솔을 가지러간 동안 차 안에서 기다리던 조엘에게 차창밖의 패트릭이 말을 건다.

패트릭은 현재 클레멘타인의 어린 연인이자 라쿠나사의 직원이다.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다가 클레멘타인에 반한 패트릭은 클레멘타인의 자료와 조엘의 자료를 이용해서 클레멘타인이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엘이 했던 행동을 반복한다. 

라쿠나사 직원 매리

영화 중간에는 라쿠나사의 직원들이 조엘의 기억을 지우는 동안 조엘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지우기에 저항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중간부분, 기억과 현실이 뒤섞이고 꿈같은 기억의 흥미로운 표현에서 미셸 공드리 감독 특유의 상상력이 발휘된다. 

여기서 라쿠나사 직원인 매리가 라쿠나사 의사 하워드 미어즈왝과 사랑에 빠지고 그 고통을 없애기 위해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왼쪽은 패트릭, 오른쪽은 스탠

현재 매리는 스탠과 사랑하는 사이지만 매리가 자꾸 끌리는 사람은 의사였다. 

알고 보니 매리가 끌리는 사람은 하워드 미에즈왝이었던 거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기억을 지워도 서로에게 끌리듯이 말이다. 

중간이 의사 하워드 미에즈왝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했지만 조엘은 기억이 사라지는 것에 저항하고 라쿠나사의 직원과 의사는 조엘의 저항으로 밤새도록 기억 지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조엘의 기억 속 헤어지기 전 클레멘타인은 붉은 머리로 나온다. 그리고 처음에 클레멘타인을 만났을 때는 초록머리였다. 

조엘이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어떻게든 지워지지 않도록 숨기기 위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흥미롭다. 

이때 짐 캐리의 유머넘치는 연기가 엿보인다. 

조엘의 기억 속을 표현한 상상력 넘치는 장면들이 너무 재미났다. 

결국 조엘도 클레멘타인도 처음에는 강렬하게 끌리다가 살다 보니 그 끌렸던 점들이 모두 싫어지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서로의 기억을 지워보지만 결국 다시 서로에게 끌린다. 

 

영화는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끌렸던 그 지점이 나중에는 단점이 되어 서로가 싫어진다는 것,

하지만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면, 나중에 단점이 될 바로 그 점에 다시 끌린다는 아이어리를 이야기한다.

사랑의 감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사랑의 감정은 본능에서 비롯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녀가 재생산을 위해 서로 보완되는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찾다보니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

 

이 영화가 매력이 있다면 사랑의 이야기보다도 미셸 공드리 감독이 현실과 기억을 교차시키면 전개시키는 과정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조엘의 과거 기억이 최근 것부터 차례로 떠오르고 지워져가는 동안 조엘이 기억이 지워지는 것에 대해 저항하는 조엘 머릿 속에 대한 표현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 

 

미셸 공드리 감독의 가장 최근 영화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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