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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공단>, 시대를 관통한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볼영화는많다

by 산삐아노 2015. 8. 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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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공단 (2015)

Factory Complex 
9.1
감독
임흥순
출연
김진숙, 신순애, 이총각, 김영미, 강명자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4 분 | 2015-08-13

 

겨우 짬을 내서 <위로공단>을 보러갔다 왔다.

여성노동자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평가가 과한, 서투른 다큐영화였다.

 

영화를 통해서 듣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좋았다.

하지만 인터뷰 사이사이를 채운

자연, 동식물 풍경, 도시, 공단 풍경, 두 여성의 퍼포먼스는

과도할 뿐만 아니라 유치한 느낌마저 주었다. 

 

나레이션 없이 영상과 음악으로

인터뷰 노동자들의 말의 여운을 느끼게 하는 점은 멋진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여성노동자들의 삶을 엿보게 하는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짜임새 있게 느껴졌을텐데,

감독은 이것저것 온갖 것으로 틈새를 가득 채우고 싶었나 보다.

 

또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노동자의 노동 내용과 상황도 변화를 겪어왔기에

그 점을 보여주려 한 것은 좋았지만,

역시나 다양한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을 마구 담아내려고 했다는 욕심이 불편했다.

국내의 이주여성노동자를 넘어 캄보디아의 경우까지 집어넣은 것은 넘친다.

또 스튜어디스와 홈에어 노동자를 한 솥에 넣기 보다는 따로 다루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96분에 모두 담을 수는 없는 법이다.

 

영화의 시작부분, 아마도 캄보디아의 자연풍경이었던 것 싶은데,

나는 시작을 보면서 이 다큐는 기대 이하일 것임을 예감했다.

 

영화의 시작부터가 사족이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나이 차이가 나보이는 두 어린 여성이 산길을 걷다가

나이가 많은 여성이 더 어린 여성을 업어 주는 장면이

마지막 장면과 이어져

늙은 여성 두 명 가운데 더 나이들어보이는 할머니가 다른 할머니를 업어서 걷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할머니들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굳이 그렇게 업어야 했는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독자가 이해를 못했을까?

그 연세에 그냥 두 손잡고 걸어가는 것이 더 어울리는  않았을까?

굳이 업는 장면을 넣고 싶었다면, 

좀더 젊은 할머니가 나이든 할머니를 업고 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함께 이 영화를 본 친구도 이 영화에 대해서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었으니...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는 내 눈에 아마추어 작품 이상은 아니다. 

 

그나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돈 내고 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

시대를 관통해 노동현장의 불의와 싸운 씩씩한 여성노동자들의 주옥같은 인터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고, 

그런 인터뷰룰 담은 노력이 가상해서 후원하고 싶은 마음이 변함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큐영화로서 너무 미숙하다. 

 

그럼에도 이런 다큐영화는 미숙한 감독 밖에 촬영하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해,

격려의 차원으로 많은 사람이 돈을 내고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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