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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우드잡] 소심한 도시청년, 산골마을에서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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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20. 4. 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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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우드잡(2014)]은 코미디 영화지만 메시지가 있는 따뜻한 영화다. 

대도시에 흔히 있을 법한 청년 히라노 유키,

대학교도 떨어지고 실연당하고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설렁거리면 살고 싶어하는 청년, 

겁많고 소심해서 유키(한자로 '용기')라는 이름이 무색한 청년, 

그가 순전히 홍보전단지의 예쁜 여성에 끌려 산림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한다. 

본인도 주변인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마치고 홍보전단지의 나가무라 임업에 연수하기로 한다. 

하지만 나카무라 임업는 첩첩산중 가무사리 마을에 위치해 있는데, 읍내까지도 차로 2시간 걸리고 버스도 없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곳.

나카무라 임업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홍보전단지 표지모델 여성은 없다. 

중간에 그만둘까 생각도 해보지만...

우연히 표지모델인 여성을 가무사리 마을에서 발견한다. 

알고 보니 그 여성은 이 마을 초등학교 선생님, 이시이 나오키.

유키는 나카무라 임업의 삼나무를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유키처럼 몸이 게으른 청년에게 쉽지 않다. 

삼나무 묘목도 심어야 하고 키큰 삼나무에도 올라야 하고, 삼나무 벌목에도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나카무라 임업의 뛰어난 벌목꾼 이다 요키네 집에서 머무르면서 조금씩 산림관리에 대해 배워나간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삼나무를 벌목하는 광경이 무척 흥미로왔다. 

나카무라 임업에서 생산된 삼나무는 산림관리가 탁월해 경매에도 고가를 받는다. 

잔가지를 잘 잘라주어 나무의 나이테가 고르게 되도록 키운다는 것, 처음 알았다. 

야채를 키우는 농부와 달리 나무를 심어 키우는 일은 후손에 이르러 결실을 맺기에 삼나무 숲을 성심껏 잘 관리하고 마구잡이로 나무를 벌목해서는 안된다는 나카무라 세이치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미래까지 생각하면서 하는 일이라니... 그 시간의 스케일이 대단하다.  

삼나무에 올라 삼나무 묘목을 키울 씨앗을 받는 광경. 

산림관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몸이 수고로운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유키가 산에서 만난 산신령 상에 밥을 바치는 장면은 중요한 복선이다. 

그가 가무사리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가무사리 일원이 되어가는 데 있어 이 마을 숲의 신, 산신령으로부터 인정받는다고 할까?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데, 나쁘지 않았다. 

유키는 더는 도시 청년들의 마음에 동화될 수 없는, 점차 가무사리 산골 사람이 되어간다. 

마침내 유키를 무시해온 요키가 유키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장면. 

확실히 연수동안 유키는 인간으로 한층 성장하고 성숙했다. 

앞선 산림관리 연수생과 사랑하다 헤어진 나오키도 연수생에게 마음의 문을 걸어잠궜지만 마침내 유키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유키도 가무사리 마을에 동화되어 가고, 요키, 나오키뿐만 아니라 가무사리 마을 사람들도 유키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되면서 

유키도 가무사리 마을의 48년만의 마츠리(축제), 즉 산신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삼나무 숲의 번영을 기원하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아래 이루어지는 마츠리는 참으로 낯설었지만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일본에 이런 식의 산신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연수가 끝나 다시 살던 도시로 되돌아 간 유키가 나무향에 이끌려 부모님 댁에 들어가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이 좋았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1967-)은 코미디 영화를 고집하는 감독으로 보이는데, [우드잡]이 너무 좋아서 그의 다른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작년에 개봉한 뮤지컬 코미디 영화 [댄스 위드 미]가 궁금하다.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하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들을 하나하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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