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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드 다운], 상하가 거꾸로 된 두 세계의 환상적인 시각 이미지

볼영화는많다/상상의힘

by 산삐아노 2020. 6. 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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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영화, 후안 솔라나스 감독의 [업사이드 다운(2012)]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왔다. 

물론 스토리는 하층민인 청년 아담이 상층민인 여성인 에덴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사랑을 이루는 계층을 뛰어넘는 로맨스라는 점에서

특별할 것도 없다. 인종, 신분, 계급, 국가, 성별을 뛰어넘는 사랑이야기는 흔하다. 

에덴 역에는 커스틴 던스트, 아담 역에는 짐 스터게스가 열연했다.  

이 영화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중력이 다른 두 세계가 상하로 거꾸로 존재한다는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표현한 영상이다. 

상층세계와 하층세계가 만나는 공간인 사무실의 풍경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두 세계는 중력이 다르다는 차이만이 아니라 상층세계, '트랜스월드'와의 하층세계의 권력 차이가 있다.

상층세계는 하층세계에게는 동경하는 낙원같은 곳이다. 

상층세계는 산뜻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하층세계는 퇴락하고 폐허같다. 

두 세계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신분차이가 있다. 그야말로 상층세계에는 상층민이 하층세계에는 하층민이 산다. 

아담은 하층세계에 속한 천재 연구자다.그가 사랑하는 여인 에덴은 상층세계에 속해 있다.  

이름이 상징하듯, 하층세계는 지구, 상층세계는 낙원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하층세계는 가난한 자의 세상, 상층세계는 부유한 자의 세상을 떠올리게 한다. 빈부계급의 차이, 차별. 

두 세계가 서로 뒤집힌 채 표현된 영상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토록 멋진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람은 바로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알렉스 맥도웰과 미술감독 이자벨 과이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환상적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볼 만하다.

각 세계에 속한 존재는 그 세계의 중력법칙에 속해있다는 설정은 어찌...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상층부로 간 아담이 화장실에 소변을 보는 장면에서 소변이 천정으로 쏟구친다. 

세계에 속한 것은 세계를 벗어나면 이전의 세계가 아니라 다시 속한 세계의 중력법칙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

 

하지만 영화 속 두 세계의 존재는 각자의 세계의 중력법칙에 매여 있다고 설정한다. 

다른 세계로 들어가도 자신의 세계 중력법칙을 따른다. 

물론 각 세계의 존재는 그 세계의 중력법칙에 구속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면 타버린다. 

아담은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상층세계로 올라가 에덴과 만나고자 불에 타버리는 위험을 각오한다. 

이들은 어린 시절 비밀의 숲에서 만난 적 있지만, 사고로 에덴은 그 기억을 잃었다. 

비밀의 숲의 바위산을 끝까지 오르면 중력의 영향이 가장 약하고 두 세계가 자연적으로 가장 맞닿아 있다.

각자의 세계 끝에서 서서 구름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두 아이의 만남, 소통. 

환상적인 풍경이다. 

위험과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아담은 에덴과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사랑을 이룬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이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세계의 중력영향을 받을까?

영화는 두 중력세계의 물질이 만나면 무중력효과를 낸다고 하는데... 그럼 아이들은 중력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까?

영화적 묘미는 바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형상화내는 힘에 있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였다. 

감독의 상상력이 너무 멋져서 그의 또 다른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니까 그의 단편 [머리 없는 남자(2001)]이 궁금해졌다. 

후안 솔라나스 감독은 그 작품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상상력 넘치는 또 다른 작품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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