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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공공예술 프로젝트 작품들(2019.10.5.)

나들이예찬/나라안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5.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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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친구들이랑 안양예술공원에 다녀왔다. 한 친구에게 안양시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제서야 포스팅을 할 짬을 냈다. 코로나 19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안양시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시작해서 작년에 6회를 맞았다.  

에페 하인의 거울 미로(덴마크)

108개의 거울 기둥으로 이루어진 원형 미로. 미로 속을 따라 들어가 보았다. 

미로는 기독교 문화 속에서 신성한 장소로 향하는 순례길을 뜻한다고.

그런데 안양의 불교문화와 만나 서구 작가는 108번뇌를 의미하는 거울기둥을 세웠다. 기둥들은 서로 빛을 반사한다. 

미로를 따라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번뇌를 떨치고 공의 영역에 도달한다는 상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볼프강 빈터& 베르트홀트 회르벨트의 안양상자집-사라진 탑에 대한 헌정(독일)

여러 색상의 음료박스를 재활용해 만든 집.

불교의 영역이니 과거 어느 때인가 이 자리에 탑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사라졌을 수 있는 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탑의 소재를 현대적인 소재, 재활용 소재로 만든 것이다. 

작가는 과거의 영적 에너지를 현재로 되돌리고자 했다고.

안양이 불교문화적 색채가 강한 도시이다 보니, 서구의 작가들이 자신의 종교적인 문화를 안양의 불교적인 문화로 결합해보려는 노력을 한 듯하다.

이승택의 용의 꼬리

산을 큰 용으로 보면서 기와로 용의 꼬리부분만을 만들어 끊긴 능선을 이었다.

작가는 그동안 기와, 고드랫돌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거나 물, 불, 공기와 같은 비물질적인 소재를 사용해서 작업해왔다고 한다. 

산을 큰 용을 보고 꼬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무척 흥미로왔다.  

클립의 전환점(일본)

세계 여러도시들을 작품의 발판에 표시해두었는데 안양이 마지막 도시로 등장한다. 

클립의 전환점(일본)

이 작품의 플랫폼은 세계 도시들을 이어주면서 안양에 도달하게 하면서도

안양 예술공원의 산책로가 서로 만나는 지점에 위치했다. 

안내판을 보면 클립의 전환점은 [동물들의 세상]으로 가는 길, [전망대]로 가는 길, 용의 꼬리로 가는 길의 중간을 이어주고 있다. 

MVRDV의 전망대(네덜란드)

전망대는 나선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추상적인 데이터를 구체적인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해온 건축가 그룹 MVRDV의 작품이다. 

MVRDV의 전망대(네덜란드)

삼성산의 등고선을 연장해서 산의 높이를 확장한 전망대라고 한다.

나선형길을 따라오르면 관악산과 삼성산, 안양시, 안양예술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삼성산의 안양사

전망대에서 멀리 안양사의 부처가 보였다. 

MVRDV의 전망대(네덜란드)

나선형길을 따라오르는 것이 재미났는데... 그런데 유지보수 작업이 제대로 되지 못해 여기저기 훼손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술품을 설치하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유지시키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허만 마이어 노이슈타트의 리.볼.버.(독일)

두 개의 원통 구조물을 교차해 만든 쉼터.

이 작품 아래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건설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사용했던 운동장이라고 한다.

작가는 이 쉼터를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권총 모양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잠시 이 곳에 들어가서 쉬었다. 그런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너무 불결하다. 

오노레 도의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벨기에)

앞선 작품들은 이날 처음 본 것이었지만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는 여러번 본 적이 있다. 

(소개한 모든 작품은 2005년 제 1회 안양시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작품이다.)

나는 이 분수 작품이 좋았다. 제목이 너무 길어 그냥 '물고기 눈물'이라고 부른다.

분수는 물고기의 눈물을 뜻하지 않을까 싶다. 

삼성천의 물을 끌어올려 14개의 서로 다른 물줄기가 뿜어나온다. 

분수가 놓인 두 개의 바위는 1977년 홍수때 관악산에서 굴러내려온 돌이라고 한다. 

안양의 1977년 홍수는 수 백명의 사상자를 낳은 대규모 자연재해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주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목숨을 잃었으리라.

물고기 눈물은 바로 그 기억해주지 않는 생명체의 희생에 대한 눈물이 아닌가 싶다. 

 

사실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작품들은 더 많았지만 이날 우리가 둘러본 것은 이 정도였다. 

파빌리온 도서관이 닫혀 있어 아쉬웠다. 10월 17일부터 12월 15일까지 제 6회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닫혔었다. 

제 6회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보고 싶었지만 지난 해 연말에는 개인적으로 좋지 못한 일이 있어 짬을 내지 못했다. 

아쉽지만 제 7회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기다려야겠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안양 예술 공원에 가서 다른 작품들을 좀더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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