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봄기운이 느껴지는 하천가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1. 3. 4. 06:23

본문

3월에 들어서니 하천가가 푸릇푸릇해지기 시작했다.

버들강아지 사이로 흰뺨검둥오리가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갯버들, 키버들의 버들강이지가 조금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동안 메마른 갈색빛 달뿌리풀은 여전히 겨울의 흔적을 보여주지만 바닥에서는 녹색 풀이 고개를 내밀었다.

습지에도 녹색빛.

하천가를 산책하는 사람들 모습이 한가로와보인다.

물 속에서는 부들의 어린 싹들도.

녹색빛이 습지주변을 덮기 시작했으니까 곧 꽃도 피어나겠지.

나무들도 물이 오른 듯하다.

확실히 하천가 느낌이 달라졌다. 봄이 느껴진다.

백로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소리쟁이의 어린 싹이 붉은 빛이 감돌아 꽃이 피어난 것만 같다.

물닭도 멀리 보인다.

다리 아래 잉어떼들이 몰려온다.

먹이를 달라고 입을 버끔거리는 모습이 무서울 지경이네.

모른척 외면하고 자리를 피한다.

마른 풀 사이에서 봄까치도 방긋. 어린 쑥도 있다. 토끼풀 이파리도 보이고.

낡은 아파트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곳 풍경도 달라지겠다.

주변에 재개발을 기다리는 오래된 아파트이 불현듯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곧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이곳에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라져갔던가. 

나날이 높은 아파트들이 낡은 집들, 낮은 아파트들을 대체해간다.

물닭이 또 한 마리가 보인다. 좀전에 보았던 물닭일까? 

이 주변에서 얼마전 물닭 두 마리를 보았으니까 아마도 다른 물닭일지도 모르겠다. 

청둥오리 수컷도 멀리 눈에 들어온다.

걷다가 잠시 앉아 쉬면서 올려다 보니 기세등등한 고층 아파트들 사이로 하늘이 조각났다.

달뿌리풀 사이에서 말라죽은 붉은 큰여뀌의 모습도 이제 서서히 도래할 봄풍경과 교체되리라. 

떠나가는 겨울이 벌써 그리워지려 한다. 

하지만 다가올 화려한 봄날이 있으니까 그 마음조차 곧 잊혀질테지.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